부적 같은 말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4.

by 안현진

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절대로 하지 않으셨다. 사사로운 뜻을 갖는 일이 없으셨고, 기필코 해야 한다는 일이 없으셨으며, 무리하게 고집부리는 일도 없으셨고, 자신만을 내세우려는 일도 없으셨다.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4.



자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다 끝내놓고 늦지 않게 자려니 마음이 급해졌다.

가족들은 잘 준비를 하거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만 쫓기듯 바짝 날을 세우고 있었다.

남편이 내게 무언가 부탁했는데 바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잠깐이 길어질 것 같아서였다.

거기에 한 번 마음이 상했을 것이다.

내가 하면 간단한 것을 아이들이 하니 답답해했고, “한 번 봐주면 될 텐데….” 하는 서운한 마음이 말로 나왔다.

옆에서 아이들과 실랑이하는 모습이 신경 쓰여 잠깐 봐주고는 곧바로 내 자리로 돌아왔다.

미안했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을 우선으로 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아침에 눈을 떠서도 미안했다.

조금 늦어지더라도 시간을 낼걸.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는데….

잠깐을 허용하지 않아서 마음 무거운 시간이 더 길어졌다.


《논어》를 펴고 오늘 문장을 적었다.

아… 오늘도 나한테 하는 말이구나….

아침이 다른 날과 다르게 시원했다.

남편이 밤사이 창문을 여기저기 열어 놓았다.

그 덕분에 나는 잘 잤는지 모른다.

공자께서 하지 않은 네 가지를 눈으로 계속 읽었다.

이제 일어나야 할 남편에게 가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웃으며 “나도 미안.” 말한다.

어제 왜 그랬는지를 얘기하니 잘할 거라고 응원해 줬다.


잠깐 꼬여 있던 마음을 풀어내고 다시 문장을 읽어보았다.

그 속에서 ‘가화만사성’을 떠올렸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

이 말이 오늘, 내게 부적처럼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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