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와 성장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5.

by 안현진

공자께서 광 땅에서 위태로운 일을 당하셨을 때 말씀하셨다. “문왕께서 이미 돌아가셨으니 이제 그 문화가 여기에 있지 않은가? 하늘이 장차 이 문화를 없애려 하신다면, 나는 이 문화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이 문화를 없애려 하지 않으신다면 광 땅의 사람들이 나를 어찌하겠느냐?”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5.



요가 관련해 접하는 모든 것이 처음이다.

사회 초년생일 때 스피닝 하면서 같이 했던 요가 몇 번, 임산부 요가에 참여했던 몇 번은 요가를 해봤다고 말할 수 없었다.

정적인 움직임과 분위기를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도 않았다.

요가 안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운동보다는 수련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었다.


강사님마다 수업 분위기가 달라진다.

특히 원장님의 철학이 내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원장님은 처음부터 성장주의였다.

신입 회원이 몇 명 섞여 있을 때는 난이도를 조금 낮추긴 하지만 한 동작 안에서도 여러 단계 옵션을 제시하면서 개개인이 도전하게 했다.

못해도 시도해 보라며 머물러 있기보다 조금씩 나아가게 만드는 분이었다.

첫날부터 느꼈다.

‘나도 언젠가 저 자세를 해야 될 때가 오겠구나. 지금은 신입이라서 그렇구나.’

그랬던 동작들을 어느새 하고 있는 나를 보면 4개월 전이 멀게만 느껴진다.


여전히 수업 따라가기에 급급하지만 그 시간 안에서는 어떻게든 따라가려고 집중한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20년 가까이 요가를 해 오고, 다른 요가원도 많이 다녀본 회원님이 이곳이 가장 ‘빡세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너무 좋다며 한 시간 안에 초보자와 숙련자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것도 원장님 실력이라고 했다.

다른 곳은 경험해 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첫 요가를 제법 ‘빡센’ 곳에서 시작한 건 맞는 것 같다.


금요일에도 새로운 동작과 변형을 많이 시도했다.

“현진, 이거 안 돼?”

“현진이는 되는데 여기(복근) 힘이 없어서 자꾸 중심을 잃는 거야.”

“더 내려가 봐. 더. 더.”

가로로 다리를 찢는 우파비스타코나아사나를 하는데 원장님이 눌러주러 왔다.

조금 더 내려가기는 했지만 한계선에서 무릎이 꺾이고 다리가 풀려버렸다.

나도 모르게 “아고고….” 소리가 나왔다.

바로 다음 동작이 왼쪽으로 90도, 오른쪽으로 180도 같은 돌면서 다리를 꼬는 거였는데 방향성을 잃고 허둥댔다.

계속 내 앞에 서 있던 원장님은 왜 방향을 못 찾냐며 웃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원장님이 그렇게 만든 거라며 또 웃었다.


쉬운 동작, 반복되는 동작에 머물러 있기보다 안 돼도 해보고, 조금씩 더 해보고, 도전해 보는 마인드는 요가 밖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요가가 내게 더 깊숙이 자리 잡고 즐거움을 주는 존재가 되었나 보다.


수련이 없는 주말이다.

벌써 월요일이 기다려질 만큼 요가는 월요병도 사라지게 만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부적 같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