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10편 향당(鄕黨) 2.
조정에서 하대부와 말씀하실 때에는 강직하셨고, 상대부와 말씀하실 때에는 부드럽게 어울리시면서도 주장을 분명히 하셨으며, 임금이 계실 때에는 공경스러우면서도 절도에 맞게 위엄에 갖추셨다.
-《논어》, 공자_제10편 향당(鄕黨) 2.
여름의 얼굴은 다채롭다.
아침까지 빗줄기가 굵게 내렸다.
창문을 조금씩 여니 시원한 바람이 들어왔다.
에어컨 없이 오전을 보냈다.
비가 그치면서 해가 쨍하게 얼굴을 내밀고 매미가 울었다.
움직임 많은 아이들 얼굴에 땀이 맺혔다.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었다.
어두웠던 오전은 오후가 되면서 밝아졌다.
시시때때로 얼굴을 바꾸는 여름 날씨가 변덕스럽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몇 권을 읽었다.
난민과 관련된 동화책이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 따뜻한 밥 먹으면서 읽기 미안한 책이었다.
설거지를 끝내고 읽다만 책을 마저 읽었다.
배부른 상태에서 읽는 것도 미안해졌다.
아이들이 이 책들을 읽으면 어떤 마음이 될까.
내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될까, 미안하게 될까, 무언가 해야 된다고 여기게 될까.
술술 써진 날도 거의 없지만 요즘 글쓰기가 더 어려워졌다.
자주 막히고, 쓰는 호흡도 매우 느려졌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어디 글뿐이랴.
포장도로로 달리다가 비포장도로로 진입한 기분이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울퉁불퉁, 덜컹덜컹 자꾸만 속도가 느려진다.
그럴 때 만나는 작은 돌멩이는 바위처럼 부풀려져 느껴진다.
못난 마음이 솟구쳐 오를 때면 속으로 되뇐다.
그러지 말아. 덕을 쌓아.
좋은 마음을 품어야 좋은 일이 생기지.
날씨처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도돌이표 같은 마음은 어느 순간 포장된 도로를 달리고 있다.
그 구간을 만나려면 느리더라도 울퉁불퉁한 길을 빠져나와야 한다.
조금 있으면 광복 80주년을 맞이한다.
내가 누리는 많은 것들에 비하면 왔다 갔다 하는 마음은 아주, 아주 사소한 문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