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와 거미, 둘 사이의 저울

by 아니아즈


생명에 우열이 있을까.

나비와 거미. 둘 중 하나만 구할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하나를 구한다면, 그것에 타당한 이유가 있을까.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기 전, 거미의 집은 이미 철거될 운명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은 명절이었다.




명절에 온 가족이 모였다. 친인척 중에서 나는 막내이다.

한번 막내는, 영원한 막내이다.

그 탓에, 막내인 나는 만장일치로 아이들의 일일 보모 역할을 맡게 되었다.


나는 동화 속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어 아이들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나는 밖에 나오자마자, 태양이 쏘는 열기에 실시간으로 익어감을 느꼈다.

그런 나와는 정반대로 아이들은 마치 태양열 발전기처럼 더 쌩쌩하게 뛰어다녔다.


그렇게 한 마리의 어미 오리와, 그 뒤를 쫄쫄 따라오는 아기 오리들의 행렬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대열에서 벗어나 호기심을 따라가는 오리는 늘 있기 마련이다.

내가 햇볕 아래에서 마른오징어가 되어가는 사이, 아이들 중 막내가 대열에서 이탈했다.

대열에서 이탈한 막내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경악하며 외쳤다.





"나비가 거미줄에 걸렸어!"




그 외침에 아이들이 일제히 대열을 벗어나 그곳으로 달려갔다.

나는 "얘들아 뛰지 마."를 외치며 처진 어깨를 끌고 뒤를 쫓아갔다.

숨을 헐떡이며 아이들 틈에 도착했을 때, 나비는 거미줄에 걸려 날개를 푸드덕거리고 있었다.

거미가 날갯짓하는 나비를 향해 다가갔다.


"어떡해. 나비가 불쌍해." 막내가 울먹이며 말했다.


아이들 중 첫째가 서둘러 땅에 떨어져 있던 나뭇가지를 주워 들었다.

첫째는 나뭇가지를 들고 '에잇' 하며 위아래로 흔들었다.

나뭇가지를 흔들자, 거미줄은 마치 천천히 녹아내리듯 하나둘 찢어졌다.

거미는 갑작스럽게 덮쳐온 흔들림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거미줄을 붙잡고 버텼다.

거미의 필사적 매달림에도 불구하고 집은 순식간에 폐허가 되었다.

집이 무너지며, 묶여있던 나비와 거미 둘 모두가 풀려났다.

나비는 하늘로 나풀나풀 날아갔고, 거미는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간 나비는 어느새 모두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나는 거미가 떨어진 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거미는 멍하니 자신이 떨어진 자리에 있었다.


거미는 거미줄로 집을 짓는데 상당한 힘을 요한다.

집을 짓는 데 사용한 힘은, 집에 걸려든 사냥감으로 충당한다.

거미에게 사냥은 하루하루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외줄 타기이다.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나는 나비가 사라진 하늘을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넌지시 물었다.


"거미가 불쌍하지 않니?"





"나비는 예쁘고, 거미는 징그럽잖아!"

아이들은 얼굴을 한가득 찡그리며 입을 모아 답했다.




아이들은 하나둘씩 나서며 거미가 징그러운 이유를 말했다.


'다리가 8개라서 무서워!'

'다른 벌레를 잡아먹는 게 정말 끔찍해!'

'그냥 못생겼어.'


아이들은 거미가 불쌍하지 않은 이유를 하나씩 늘어놓았다.



누군가의 손짓으로, 나비는 죽음으로부터 멀어졌다.

누군가의 손짓으로, 거미는 죽음에 가까워졌다.

그렇다면 눈앞에서 나비가 죽는 것을 받아들이라고 말해야 했는가.

그 또한 잔혹한 일이었다.


정답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시선을 거두었다.

의도적으로 다른 부분으로 시선을 돌렸다.

올바름. 눈에 보이는 대로 판단하는 것. 그것에 대해 지적하고자 했다.

나는 아이에게 아름다움으로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려다가 멈칫했다.

과연, 이 아이들에게 나의 생각을 강요하는 게 옳을까.


최근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강요하는 상황을 자주 목격했다.

그런 강요된 가르침은 오히려 마음을 닫게 만든다.

그 장면에 눈살을 찌푸렸던 내가, 아이들에게 같은 행동을 하려고 했다.

나는 반성했다.


나는 모두가 스스로 생각하길 바랐다.

생각한 뒤, 각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도록.

그래서 차라리, 스스로 느끼도록 기다리기로 했다.


한참을 고민하며, 내 안에서 떠오른 수많은 말들 중 단 하나를 선별했다.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다음에는 거미의 마음도 이해해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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