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맥북

What's in my home

by anica

2021년 1월 맥북을 샀다.

대학 신입생 때 선물로 받은 최신 노트북은 7년이 지나 느렸고 대학원 연구실에서 2년간 함께한 데스크톱 모니터에 비해 화면이 너무 작았다. 버벅대는 커서와 화면 전환, 시끄러운 팬 소리가 거슬렸다. '아, 노트북 바꾸고 싶다.'라는 마음의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려 할 즈음 예금 만기일도 다가왔다. 그래서 샀다. 그것도 PRO로.


수려한 디자인, 시크한 바디 색상, 그리고 사과 로고. 10년 넘게 윈도우만 써본 내가 애플 제품을 선택했던 이유는 단 하나, 예쁘기 때문이었다. 줄줄 외우고 다닌 맥북의 장점은 그저 300만 원을 일시불로 태우기 위한 자기 합리화 수단에 지나지 않음을 지금도, 그때도 알고 있다. 오버 스펙에 과소비라 하더라도 4년 전에 구매한 맥북은 아직도 나의 애장품이다. 아무리 사용해도 팬 소리가 나지 않아서, 잔고장으로 말썽을 일으키지 않아서, 수많은 기본 기능이 있어서 노트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덜한 데다가, 책상 위에 놓인 모습만 보아도 기분이 좋다! 그러면 된 거 아닐까?


대부분 나의 소비 계기가 그러하다. 2번 정도까지는 다시 생각해 보지만 주로는 갖고 싶으면 산다. '나에게 과분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에 괴로운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마음을 바꿨다. 갖고 싶어서 앓을 정도라면 사자. 평온을 헤치는 문제는 빨리 해결하고 그 녀석으로 인해 행복한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그렇게 나의 집은 내가 좋아하는,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는 물건들로 채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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