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헛손질
7월의 탄생석인 루비가 달린 실 목걸이. 10년 전 엄마가 사주신 생일 선물이다. 처음에는 비싸고 귀한 선물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일 하고 다녔다. 장신구 챙기는 걸 귀찮아해서 샤워를 하거나 잠을 잘 때 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그 기간은 내 인생의 1/3에 해당하고, 앞으로 내 삶에서 이 목걸이와 함께한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커질 것이다.
긴 세월 덕에 생긴 이상한 버릇도 하나 있다. 왼손으로 목걸이를 잡아 살짝 잡아당기곤 한다. 가늘어서 목걸이를 바로 집지는 못하고, 검지 손끝을 목에 가져다 댄 채 아래로 내려 손끝에 줄이 닿으면 손가락을 구부려 걸리게 만든다. 그러고는 살짝 당겼다가 내려놓기를 몇 번 반복한다.
이 버릇을 알게 된 과정도 웃음이 난다. 목욕탕에는 목걸이를 벗어두고 가는데 외출 준비에 장신구를 챙기는 단계가 없다 보니 보통 다음 날은 잊은 채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목에 손을 가져다 댔는데 손에 걸리는 게 없을 때 비로소 목걸이의 부재를 알아채는 것이다. 하루에 몇 번 허공에서 손가락을 휘적이다 보면 오늘 집에 가면 바로 목걸이부터 하고 만다는 오기가 든다.
요 며칠 계속 그 상태이다. 올해 대학원 연구실 옆자리 메이트 선생님께도 루비 목걸이를 선물 받아 2개를 연결해서 차고 있었는데, 열흘 전 목걸이 당기기를 시전하다 엄마 앞에서 끊어먹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펜던트는 찾았고 새 루비 목걸이도 무사하다. 그런데 왜인지 녀석들은 책상 위에 얹어두고 맨 목에 헛손질을 하고 있다.
싫증을 잘 내는 편이라 소장품 중에 이렇게 오래된 물건이 있을 줄 몰랐다. 길에서 떨어뜨린 아주 작은 루비 펜던트를 흘려보내지 못하고 계속 찾아헤매었던 건, 어쩌면 '내가 가진 유일한 보석인데!'가 아닐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