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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봉수 Jul 13. 2020

월요일 아침의 편지


월요일 아침.

느즈막히 출근을 하니 편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멀리 영국에서,

코로나로 사방의 하늘길을 뚫고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왔네요.



10년 동안 알고 지내는 학생에게서였습니다.

제가 가진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훨씬 좋게 봐주는 분이라서 얘기하다보면 항상 민망스럽기까지 합니다.

때마침 닥친 정전을 보며, '새로운 막이 시작되는 것인가' 생각할 줄 아는 분입니다.



손으로 눌러쓴 편지는 언제나 여백을 느끼게 됩니다.

말한 것들, 말하지 않은 것들, 말하지 못하는 것들까지.



어떤 이를 그리워하고, 어떤 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다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은 기억들, 간직하고 싶은 기억들, 지우고 싶은 기억들까지.

그 모든 것들을 합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마음에 자리를 남겨두고 싶은 사람이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언제든, 팀장님의 당신의 마음과 삶이 일치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지막 문장의 여운이 비오는 날 첫 잔의 커피향에 잘 어울립니다.



당신도,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나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으로 바라는 모습이 삶의 모습과 매일매일 좀더 가까워지길 바라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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