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수사관 Ep. 19 - 미스터리 범죄 초자연 수사 스릴러 소설
며칠 후, 술사 헌미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왔다.
새벽 2시까지 방송장비 들고 논두렁 현장으로 오라는 메시지였다.
조금 늦게 현장에 도착한 나는 술사 헌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술사 헌미는 더 안 쪽으로 들어오라 했다.
길은 좁아지고 험해졌다. 조금 더 조심스럽게 차를 몰고 들어가자 술사 헌미의 스텝들이 마치 대형 콘서트장처럼 조명 탑과 무대를 설치하고 있었다. 뭔가 대단한 버라이어티 쇼를 할 모양이구나 생각했다.
난 차에서 내려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술사 헌미에게 갔다.
“술사 샘, 나 왔어요.”
“오~, 꽁필니임, 왔으면 이 옷으로 먼저 갈아 입으세요옹~”
술사 헌미의 스본적되 목소리로 말을 했다.
“이게 뭔데요?”
“저깅 버스 안에 탈의실 있어요옹.”
“오늘 종일 그 목소리로 말할 건가요?” 나는 술사 헌미가 주는 옷을 받아 들며 물었다.
“왜 그럼 안됩니까?” 중저음의 남성미 넘치는 목소리로 술사 헌미가 말했다.
“목소리 싸나이답고 좋은데 왜 그런 요쌍쓰러운 소리를 내는 건지… 스본적되라니깐요 그 목소린!”
난 옷을 들고 내 차로 걸어갔다.
사람들이 없는 차 뒤에서 술사 헌미가 준 옷을 펼쳐 봤다. 황금색 궁중의상 같았다.
난 입고 있는 옷 위에 대충 걸쳐 입고 다시 술사 헌미에게로 갔다.
“오늘 라이브 할 겁니다” 팔뚝에 찬 스마트폰의 채팅창을 술사 헌미에게 보여줬다.
“그러하시오. 저도 오늘 라이브 합니다.”
“근데 오늘 무슨 일로 여기 다시 오신 겁니까?”
“이따 보시면 알게 되실 거외다” 술사 헌미는 현장 지휘로 정신이 없어 보였다.
난 새로 장만한 신형 카메라와 방송장비들을 켰다.
“여러분, 오랜만의 라이브 켰다.”
근황은 커뮤니티로 그런대로 소통을 하고 있어 와서 그나마 근근이 유지할 수 있었다.
“커뮤니티에서 말한 대로 정말 믿기 힘든 일들이 일어났었구, 뉴스에서 일부 이미 봐서 알고 있겠지만 조만간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될 거야.”
채팅창에선 궁금하니 다 말하라는 내용과 후원금 메시지가 줄지어 올랐다.
“자세한 내용은 오늘 라이브 방송 끝나면 그때 하기로 하구, 오늘 진짜 오랜만에 술사 헌미님과 합방! 다들 준비됐지!”
난 술사 헌미에게 다가가 얼굴을 클로즈 업했다.
“영혼 수사관 채널 구독자분들~ 꽁필니임 장비 다 잃어버렸어영 그러니까앙 후원금 후원스럽게 오늘 부탁해요옹~ 그리고 방송 안 터지면 굉장한 걸 보게 될꺼야앙~” 하며 자그마한 눈이 초승달이 되었다.
“역시 오늘도 실망 1도 없이 목소리로 스본적되 하시는 우리의 술사 샘!” 나는 시작 멘트를 하고서 팔뚝에 찬 스마트폰 화면을 보았다. 채팅창에는 오늘 방송에 대한 브리핑 요청이 많았다.
“미안, 나도 급 소환된 거라 몰라, 일단 좀 지켜볼까?”
난 카메라를 술사 헌미의 팀들이 바쁘게 일하는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잡으며 잡담을 늘어놨다.
조명과 무대 설치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앞에서 술사 헌미와 모델 같은 여자 출연자들의 게임이 진행되었고 중간중간 벌칙으로 여자 출연자들의 춤사위도 감상하며 나는 토크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거대한 조명 탑과 그 아래에는 커다란 무대가 세워졌다.
술사 헌미는 완성된 무대 위로 나를 불렀다.
난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갔다.
“영혼 수사관 공필니임~ 오늘 술법쟁이 이곳에서 벌어질겁니다앙”
“술법쟁요? 근데 이렇게 콘서트 무대를 설치하신 건 가요? 술법쟁 콘서트 뭐 그런 건가요?”
“네엥~ 그렇게 할 겁니다앙~ 세계 최초 술법쟁을 라이브로 월드와이드로 송출할 예정이조옹~ 방송이 안 터지길 바랍니다앙~ 그건 술수로도 잘 안돼요엉~ 방송 안 터지는 비술 알고 계신부운 연락주세요옹~”
“시청자분들은 그냥 화려한 마술 쇼 정도라 생각할 테지만 저를 포함한 여기 모인 분들은 위험하지 않을까요?”
“잘 아시다시피잉~ 대단히 위험할 수 있어요옹~ 하지 마앙~ 대한민국의 술사가 어느 정도인지 알리려 합니다앙~ 두 번 다시 이런 살들이 대한민국 영토로 날아들지 못하게 하려고요옹~”
“그래도 이건 너무 위험해 보이는데요.”
“공필님의 영이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영이 집중하시고 이제 조명이 켜지면 술을 펼칠 겁니다앙!”
나는 겁이 났다.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두려웠다.
“술사 샘의 PD 님들이 술사 샘 방송 화면과 우리 방송 화면 잘 섞어 가며 송출하실 거야 그러니 잘 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만일 방송 터지면 자세한 건 나중에 비하인드 방송은 캠으로도 녹화하고 있으니까 따로 할게. 이제 시작한다” 나와 구독자들 모두 긴장을 타며 대기했다.
술사 헌미의 큐사인이 나자 거대한 조명탑의 조명들이 일시에 켜졌다.
엄청난 밝기의 조명 빛이 논두렁 사건 현장을 대낮처럼 밝혔다.
그리고
눈앞의 펼쳐진 광경에 난 놀라다 못해 공포에 질렸다.
그 커다란 논 위에 엄청난 크기의 검은색 부적 같은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그 부적의 문양은 연쇄 살인범 박춘호의 등에 새겨져 있던 것과 비슷해 보였다.
술사 헌미가 망원경으로 그 부적을 살폈다.
난 카메라의 줌을 당겼다.
작고 큰 검은 물체들이 그 거대한 문양을 이루고 있었다.
난 더 자세히 찍어 보려 무대로 내려가려 했다.
그때였다 술사 헌미의 제자 스텝이 나를 잡았다.
“저기 무대 가장자리에 보이는 금줄과 깃발들 넘어가시면 큰일 납니다” 제자 스텝이 경고했다.
술사 헌미가 망원경을 아무 말 없이 나에게 넘겨주었다.
망원경으로 그 물체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처음엔 그 물체들이 무언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다 식겁했다.
무수히 많은 참새떼의 사체와 까치떼의 사체로 이루어진 문양이었다.
“저거 새 사체들인데 누가 저렇게 많은 새들을 죽여서 저런 문양을 만든 겁니까?” 술사 헌미에게 물었다.
망원경을 다시 가져가 제자 스텝에게 주며 술사 헌미가 말했다.
“그 크루쓰멉이 한 겁니다.”
“어떻게요?”
“자 한번 보시겠소!”
술사 헌미가 양손을 추켜올려 제자리에서 빙빙 돌기 시작했다. 도포자락이 펄럭거리다 술사 헌미가 멈춰 서며 양팔을 그 문양을 향해 뻗었다.
펄럭이던 커다란 도포자락이 앞으로 쏠리며 ‘차악’하는 큰 소리를 냈다.
그리고 문양의 한 부분이 흩어져 날아갔다.
술사 헌미가 하늘을 올려다 보라며 손가락을 치켜들고 위로 향해 가리켰다.
그때였다. 까치떼와 참새떼가 어디선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흩어져 깨어진 문양의 부분 위에서 빙빙 돌며 날았다.
잠시 후 검은 하늘에서 ‘우르릉’ 천둥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그 새떼들이 돌며 날고 있는 위에서 번쩍하는 보랏빛이 발광했다. 그러자 그 새떼들이 후드득 죽어 떨어지며 그 깨어진 문양의 모양을 다시 완성했다.
“자, 보셔쏘.”
“보고도 믿기지 않네요.”
"이제 한판 크~게 쟁을 벌려 보세나~” 술사 헌미가 대기를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소리쳤다.
사람의 목에서 나는 소리 같지 않았다.
난 숨죽여 영이에 집중했다.
술사 헌미가 커다란 황금 봉황이 새겨진 언월도를 세워 들고 금줄 넘어 무대 앞으로 길게 뻗어 있는 런웨이로 걸어 나갔다.
그 끝에 다다른 술사 헌미가 언월도를 전장에 나간 장수처럼 머리 위에서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로 제자 스텝이 커다란 황금빛 활과 화살을 들고 다가갔다.
자세를 잡고 선 술사 헌미 뒤에서 제자 스텝이 활과 화살을 하늘로 향해 들고 서자 어디선가 울림이 시작됐다. 그 울림이 점점 커지며 또렷이 들려왔다. 하지만 무엇인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나는 영이를 집중해서 자세히 들어 보았다. 그건 술사 헌미와 제자 스텝이 내뿜는 주술의 주문이었다. 그 울림은 영이인 나 외는 아무도 듣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제자 스텝이 어두운 새벽하늘의 어딘가로 조준을 하고 활시위를 당기자 그 울림이 그 화살촉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화살은 이내 시위를 떠났다.
‘휘이잉’ 휘파람 비슷한 소리를 내며 화살이 검은 밤하늘 속으로 빠르게 날아 사라졌다.
제자 스텝이 호랑이가 새겨진 커다란 황금 방패를 들고 술사 헌미 뒤에 섰다.
술사 헌미와 제자 스텝이 주변의 공기를 울리며 주문을 외우다 공중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그리고 새 사체들로 만들어진 커다란 부적 문양의 정가운데로 날아 착지하고는 언월도를 휘두르며 빠르게 문양의 모양을 흩트려 깨기 시작했다. 그러자 까치와 알 수 없는 기괴한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비롯한 그 장소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사로 잡혔다.
무수히 많은 새떼가 술사 헌미와 제자 스텝에게로 날아들었다.
제자 스텝이 들고 있던 방패로 돌진하는 새들을 술사 등 뒤에서 필사적으로 막아냈고 술사 헌미는 언월도로 앞에서 공격하는 새들을 베어 냈다.
‘우르릉’ 커다란 천둥소리가 들렸다. 순간 거대한 조명탑의 조명들이 일시에 산산이 깨어져 나갔다.
엄청난 양의 유리 파편들이 술사 헌미와 제자 스텝 쪽으로 일제히 날아갔다.
커다란 방패로 보호를 하고는 있었지만 술사 헌미의 노출된 양팔과 다리 그리고 제자 스텝의 다리에 파편들이 날아들었다.
술사 헌미가 언월도로 지면을 힘차게 내리치자 ‘쿠웅’하는 소리와 함께 지면에서 발생한 파동이 술사 헌미와 제자 스텝을 감싸며 보호막처럼 흙먼지가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그 힘으로 인해 쏟구쳐 올랐던 유리 파편들과 새들 그리고 흙먼지가 한대 엉켜 땅으로 다시 떨구어졌다.
술사 헌미가 언월도를 다시 힘차게 주문과 함께 휘두르자 부적 문양을 이루고 있던 새떼의 사체들이 논의 한 구석으로 모두 밀려 쌓였다.
언월도를 왼손에 세워 들고 선 술사 헌미가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 손가락만을 펴고 주문을 외우더니 그 쌓여 있는 새들의 사체를 향해 손가락을 가볍게 튕겨 냈다.
두 손가락에서 푸른 불덩이가 날아가 쌓인 새들의 사체를 태우더니 함께 사멸되었다.
잠시 후.
‘우두두 뚝’ 하늘에서 바위가 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하늘에서 자갈돌 비가 내렸다.
그 자갈돌이 논바닥에 떨어질 때마다 흙먼지들이 튀어 올랐다.
무대 주변에 쳐져있던 금줄과 형형색색의 깃발이 세워진 깃대들이 떨어져 내리는 자갈돌들에 맞아 부러지며 쓰러져 갔다.
술사 헌미와 제자 스텝이 몸을 회전해서 무대 안으로 날아 들어왔다. 그리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세워져 있던 깃대들이 모조리 부러져 쓰러지자 그 자갈돌들이 무대 위로 떨어져 내리며 무대가 부서지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다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난 술사 헌미와 제자 스텝의 중간 뒤쪽에서 그 둘을 등지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합장을 하고 영이에 집중했다.
술사 헌미와 제자 스텝 근처에는 자갈돌 비가 내리지 않았다.
방황한 사람들은 자갈돌 비를 피해 부적으로 도배가 되어 있는 버스 안으로 몸을 피했다.
멀리서 소리가 들렸다.
난 그 소리에 집중했다.
‘스스스’ 머릿속 한가운데서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뱀 같은 것이 빠르게 다가오는 소리처럼 들렸다.
난 본능적으로 술사 헌미와 제자 스텝을 등으로 밀쳐냈다.
순간, 나의 전신으로 숨조차 쉴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컥 컥 컥’ 나는 숨을 쉬려 애를 썼다. 그러다 울컥하며 입 밖으로 검은 피가 쏟아져 나왔다.
술사 헌미가 다급하게 내 등과 정수리에 손을 대며 주문을 외웠다.
난 숨을 쉬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죽을 듯이 괴로웠다.
제자 스텝이 언월도를 들어 휘두르며 나와 술사 헌미의 주변을 춤을 추듯 빙빙 돌기 시작했다.
술사 헌미의 손이 엄청나게 뜨거워지며 내 등을 뚫고 가슴으로 나오는 느낌이 들었고 정수리에 있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며 정수리를 뚫고 항문으로 나가는 고통이 전해졌다. 그러자 갑자기 내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그 충격으로 코피가 터져 나왔고 입 밖으로 선홍 색의 피가 튀어나왔다.
숨을 쉴 수 있게 된 나는 그대로 하늘을 보며 축 쳐져 누워있었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더 이상 봐줄 수가 없겠군! 이제 끝을 내자!” 술사 헌미가 소리치더니 다시 커다란 황금 활과 화살을 집어 들고는 아까 보다 훨씬 더 커다란 울림의 주문을 터트렸다.
그리고 제자 스텝이 화살을 쏘아 올렸다. 술사 헌미는 그 방향을 향해 황금 활시위를 크게 당기더니 힘 있게 화살을 쏘았다.
‘쾌에엥’ 기묘한 소리와 함께 쏘아 올린 화살이 발광하며 날아가다 푸른 섬광을 내며 어두운 하늘 속으로 사라졌다.
술사 헌미가 황토를 둥글게 원을 그리며 무대 위에 부었다.
그리고 그 위에 검은 가루와 하얀 가루를 부었다.
제자 스텝과 나는 그 원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눈앞이 뿌옇게 무언가 낀 듯 보였다.
“광화염을 날렸으니 이제 이 안전터에서 기다려 봅시다” 술사 헌미가 원 안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난 점점 앞이 흐려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
“술사 샘! 앞이 안 보여!” 난 두려움에 소리치며 크게 움직였다.
“마음을 가라앉혀! 눈을 감고 가부좌하고 합장한 채로 가만히 앉자 있어!” 술사 헌미가 나의 어깨를 눌러 앉히며 소리쳤다.
두려웠지만 그냥 가만히 앉아 눈을 감았다.
술사 헌미와 제자 스텝의 주문 외는 소리가 나지막이 들리며 마음이 평온 해졌다.
얼마나 시간이 흘렸는지 알 수 없었다.
가부좌를 튼 다리가 저린 것을 넘어 아파왔다.
하늘 저 멀리서 종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듯했다.
그 종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이윽고 머리 위로 종소리가 ‘쾡’하고 청명하게 떨어져 내리는 느낌이 들며 논두렁 현장 전체에 울렸다.
“다 끝났구려, 이제 다 정화됐소이다” 술사 헌미의 지친 목소리가 들렸다.
난 아픈 다리를 펴며 코에 침을 발랐다. 그리고 눈을 떴다. 앞이 점점 또렷하게 보여왔다.
“어떻게 된 건가요?” 내가 물었다.
“그 크루쓰멉 다시는 대한민국을 향해 더러운 주술을 쓰지 못할 겁니다” 술사 헌미가 단호히 말했다.
제자 스텝이 버스 안에 몸을 피한 사람들을 불렀다.
사람들이 겁에 질린 모습으로 하나 둘 나왔다.
조명이 터지면서 방송도 터져버렸고 그 후로 스트리밍 되지 않았다고 술사 헌미의 PD가 전했다.
“오늘 진짜 고생했어요. 나, 술사 헌미와 스텝을 대신해서 사살을 맞아 줘서 고맙고요” 헌미와 제자 스텝이 합장을 하고 나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아… 아까 죽을뻔했던 게... 내가 사살인가 뭔가를 맞아서…” 당혹스러웠다.
“그러길래 내가 준 그 옷으로 다 잘 갈아입었으면 괜찮았을 것을… 암튼 사살은 영육에서 다 뽑아 정화되었으니 걱정 없소이다” 술사 헌미가 빙그레 웃어 보였다.
“이제 진짜 다 끝난 건가여?” 지쳐 보이는 술사 헌미에게 물었다.
“다 끝나쏘~.”
“그럼 술사 샘의 승리인가요?”
“허허허 당연한 말을 하시나앙~ 나 술사 헌미잉~ 고려 술사 헌씨 가문의 35대손 전통후계자앙~” 예능 BJ 술사 헌미의 목소리로 말했다.
“멋져요! 우리 모두 모여 승리 세리머니 해야 하지 않나요” 흥분되었다.
“그러하시지요~ 두 형사님들도 부르고요옹~”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날이 새도록 무대와 조명탑을 철거하고 주변을 깨끗이 정리를 했다.
동이 터오는 시간 피해자 영가의 천도재가 술사 헌미의 제자에 의해 치러졌고 난 뜻밖에도 그 영가가 감사의 인사를 하고는 하늘로 올라 사라지는 모습을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었다.
그러자 알 수 없는 감정의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러내렸다.
그동안 라방하면서 느낄 수 없었던 뜨거운 무언가가 눈물과 함께 가슴속에서 끓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