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
진통제로 진정된 몸을 일으켜 두려움을 떨쳐내고자 다세대 빌라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인파로 분비는 번화가 초입에 서 있다. 화려하고 야릇한 옷들과 코스프레 복장을 한 국적 불명의 사람들이 어디론가 향해 가고 있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 휘영청 밝은 조명들이 고인 빗물에 비치어 춤추듯 일렁인다. 나도 그들을 따라 그 거리 속으로 들어간다. 얼마를 걷자 마치 온 거리가 흔들거릴 만큼 커다란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행인들이 소리 지르며 일제히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나도 따라 달린다. 도착한 곳에는 쿵쿵 거리며 지면을 흔드는 커다란 스피커가 달려있고 현란한 조명들이 번쩍이고 있는 트럭 한 대가 서있다. 개조된 화물칸 위에는 화려하게 치장한 디제이와 가면을 쓴 외국인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리듬에 몸을 흔들고 있다. 스피커들이 찢어질 듯 쿵쿵 울리며 모여든 젊은이들을 유혹한다. 나도 그 리듬에 흔들흔들 취한 듯 따라 움직여 본다. 그러다 옆의 아가씨와 어깨가 부딪친다. 나를 경멸하듯 노려보는 예쁘장한 아가씨의 입에서 욕지거리를 내뱉는데 서슴없다. 당황한 난 고개를 숙인 채 춤추고 소리 지르는 인파 속에서 힘겹게 벗어난다.
술렁이는 핼러윈데이의 밤이다. 나도 사회 초년생 땐 취준생 친구 녀석들과 불금의 클럽데이를 즐기기도 했었다. 그때 그 녀석들 나를 무척 부러워하는 눈치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빠듯한 월급이지만 거하게 날이 새도록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많이 했었다. 그 녀석들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올려다본 비 갠 밤하늘은 화려한 조명에 가려 뿌옇게 보인다. 따뜻한 캔커피라도 마셔야겠다 싶어 가까운 편의점으로 발길을 옮긴다.
술은 마시지도 않았는데 편의점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마치 거하게 한잔 걸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