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되셨습니까? ”
“ 그럼. 둔기 외상부터 말해 주기로 했잖아. ”
“ 네. 꼬소님은 ‘둔기’라 하면 무엇이 생각나십니까? ”
“ 단연코 몽둥이. ”
“ (웃으며) 그렇지요. 그런데 제가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자동차입니다. ”
“ 자동차~ ”
“ 네. 자동차도 둔기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지요. 로드킬이라고 들어보셨지요? ”
“ 응. 자동차로 동물을 치는 것이 문제 되잖아. 고양이부터 두꺼비 같은 야생동물까지 피해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 ”
“ 그렇습니다. 이에 관하여 법수의학적인 측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
“ OK! ”
“ (미소) 자동차 상해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
“ 동물이 자동차에 부딪히면 끝나는 거 아니었어? ”
“ 그것은 1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
“ 1단계라면 그다음 단계는 무엇인데? ”
“ 자동차 위나 아래로 던져지는 것입니다.”
“ 한마디로 튕겨 나간다는 거군.”
“ 네. 마지막 단계는 동물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
“ 단순하게 자동차에 부딪힌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복잡한데? 동물이 상해를 많이 입을 것 같아.”
“ 맞습니다. 가령 3단계 동물이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열상(laceration), 박리(avulsion)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응. 못 들은 걸로 할게. ”
“ 찢기거나 벌어진 상처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 이제 들을 만하네. ”
“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
“ 뭔데? ”
“ 흉곽에서 충격-맞충격(coup-contrecoup) 손상입니다. ”
“ (미소) 다시 못 들은 걸로 할까? ”
“ ‘빙산의 일각’ 손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란 이야기잖아. ”
“ 맞습니다. 가령 자동차로 동물의 심장 부위에 충격을 가하면 폐까지 손상을 입힌다는 것이지요. ”
“ 그러니까 심장만 보지 말고 폐까지 보라? ”
“ 그렇습니다. 2차 피해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
“ 흥미롭네. 생각하여야 할 것들이 많은 것 같아. ”
“ 네. 법수의학적 지식을 활용하면 로드킬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 오늘 유익했어. 고마워! ”
참고문헌
Melinda D. Merck, Diane E. Balkin, Laura A. Janssen et al., Veterinary forensics, 2nd ed., Wiley-Blackwell (2012), p.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