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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Jan 20. 2021

4대 불륜소설을 읽어보았더니

<안나 카레니나>, <주홍글자>, <마담보바리>, <인생의 베일> 

 고전명작 중에서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4대 불륜 소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떤 작품인지 찾아보게 되었다. 4대 불륜소설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나다니엘 호손 <주홍글자>,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서머셋 몸 <인생의 베일> 이었다. 고전소설을 워낙 안 읽는지라 <마담 보바리>를 제외하고는 읽지 못했었다. 그래서 이 소설들을 읽는 모임을 온라인으로 만들어서 진행하게 되었다. 네 작품만 읽는게 서운해서 이 네 권에 <채털리 부인의 연인>까지 다섯 권을 선정했는데 <안나 카레니나>가 3권이고, <채털리 부인의 연인>이 2권이어서 권수로는 총 8권이 되었다. 


 가장 기대와 달랐던, 그래서 좋았던 작품은 의외로 <채털리 부인의 연인> 이었다. 그리고 그냥 소설 전체로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은 <마담 보바리 > 였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경우 불구인 남편을 둔 상류층 여성이 육체적으로 이끌려 사냥터지기와 불륜을 하는 내용이 주인줄 알았으나(어렸을 적 동명의 영화를 보았는데 그런 느낌이 물씬 풍겼었다)  실제 책을 읽어보니 문명 비판적 태도가 두드러진 작품이었다. 작품의 메시지 또한 육체와 정신의 합일이 이루어져야 한다였는데 정말 훌륭한 작품이었다. 너무 성적인 부분만 강조된 나머지 본래의 작품성이 희석되어 알려진게 아쉬웠다.  로렌스는 클리퍼드를 통해 영국 산업사회의 지배계급이 가지는 비인간성의 한계를 비판한다. 코니와 멜러즈의 관계에서 육체에 대한 아름다움과 자연안에서의 건강함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육체를 통해 인간은 생명력을 복원하게 된다.


 <마담 보바리>의 엠마는 사랑에 빠지는 것이 재미없는 시골생활과 멋없는 남편에게서 자신의 삶을 해방시켜줄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자기만의 착각에 불과했다. 모든 것을 다 걸었던 그녀가 되돌아갈 곳은 없었기에 자살로 끝이 날 수밖에 없었다. '보바리즘'이란 단어를 낳게 한 이 소설은 불가능한 행복을 꿈꾸며 자신을 실제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단조로운 현실을 혐오하고 화려함과 열정이 있는 삶을 동경한 엠마의 모습은 우리 안의 일부를 투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담 보바리>와 <인생의 베일> 은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다. <인생의 베일> 은 1920년대를 배경으로 사랑없는 결혼을 선택한 키티가 외도를 겪으며 결혼생활의 갈등을 경험하지만 자신의 잘못과 어리석음을 깨닫고 성장해가는 이야기이다. 서머셋 몸의 소설들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불완전한 인간이 겪는 성장과 인생의 굴곡이라는 주제이다. 키티는 허영심 많은 엄마의 기대 속에 그냥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결혼을 선택한 채 살아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녀는 자신의 실수와 어리석음, 무가치함에 대해 정면으로 대면하고 성장을 해나간다.  


키티도 그렇고 엠마도 그렇고 결국은 사랑하지 않은 남자와 결혼을 하면서부터 비극이 시작되는 것 같다.공통점은 두 소설에서 키티와 엠마는 남편과의 교감과 소통이 부족하였다. 그리고 사랑이라고 믿었던 불륜의 대상인 남자에게서 배신감만을 느끼고 돌아선다. 


  <안나 카레니나>에서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진 안나는 남편과 이혼을 하지 못한 채 브론스키와의 사이에서 딸을 낳는다. 남편과의 이혼은 요원하고, 안나는 브론스키에게 집착한다. 다시 러시아에 돌아오지만 사교계를 비롯한 그 어느 곳에서도 브론스키와의 관계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안나는 브론스키에 대한 사랑을 지독하게 갈구하게 되고 그 반작용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더 멀어져간다. 안나는 질투하고 괴로워하다가 결국 자살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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