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가 해주시던 보양 음식 중 하나는 소의 양을 우려 낸 국물이었다. 처음에 나는 이게 뭐냐고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소양을 끓인 거라고 말해주셨는데 잘 몰랐던 나는 소면 '소'고, 양이면 '양'이지 소양은 뭘까 싶었다. 나중에서야 '양'이 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는 위가 4개인 반추동물인데, 양은 첫 번째 위를 가리킨다고 한다. 이 양이 전체 위의 약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짙은 갈색의 융기들이 특징인데 식감은 쫀득쫀득하다. 양은 비타민과 단백질이 많다고 한다. 엄마는 이 국물을 주시면서 비위가 상해도 (?) 한 번에 쭉 들이키라고 말하곤 하셨다.
그래서인지 나는 양곰탕을 좋아한다. 양곰탕 하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주택에 이사오려고 아파트의 이사 날짜를 계약을 했는데, 이사를 나가야 하는데 집공사는 마감이 되지 않았다. 집이 덜 지어졌는데 들어가서 살 수도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공사가 되기를 기다리며 아파트의 게스트룸을 빌려 보름을 지낸 적이 있다. 아이들이 어린데 게스트룸에서는 취사를 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임시방편으로 작은 전기밭솥과 전기냄비를 사서 밥과 국만 끓여 먹으며 보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양곰탕이 너무 먹고 싶던 날이 있었다. 그 날은 독서모임이 있던 날이었다. 지금 이사갈 집에 들어가지 못해 게스트롬에서 지내고 있고, 식사준비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모임 분 중에 한 분이 선뜻 자신이 다음 번에 양곰탕을 사다주겠노라고 말을 하셨다. 그때 하동관 양곰탕을 처음 먹어보았는데, 정말 환상의 맛이었다. 그 후 집을 다 지어 이사를 왔는데 일산에는 하동관 대신 서동관이 있었다. 맛도 거의 비슷하다. 가끔씩 서동관에 가서 양곰탕을 사먹으면서 그 때 좁은 게스트룸에서 온 가족이 먹었던 양곰탕을 떠올리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