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으로 족한 음식들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를 읽다가

by 책읽는 리나

음식에 대한 글을 자주 읽다보니 작가들이 쓴 요리 에세이도 즐겨 읽는 편입니다. 줄리안 반스가 쓴 요리 에세이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중에 '한 번으로 족하다' 라는 챕터를 읽으며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한 번 이상은 먹거나 요리하기 힘든 재료에 대한 내용인데 맨 처음 다람쥐 이야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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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반스가 요리를 위해 식료품점에 사슴고기를 주문하면서 다른 것은 또 뭘 파는지 물어봤더니 다람쥐를 판다고 대답을 하더랍니다. 그래서 다람쥐 고기를 주문했는데 (다람쥐가 정성스럽게 가꾼 정원을 망친 적이 있어서 다람쥐에 대한 복수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주인이 다람쥐를 잘라줄까 물어보아서 그렇게 해달라고 분명히 대답을 했는데 잘리지 않은 채 배달이 되었습니다. 차마 요리를 할 수 없어 산사람 기질이 있었던 가난한 학생에게 이를 주었고 그 뒤로는 한번도 다람쥐 요리는 시도하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놀랐던 이유는 '세상에, 그 작고 귀여운 다람쥐를 먹는단 말이야?' 라고 생각해서였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다람쥐를 먹지 않으니까 그렇게 놀랐던 것이고 유럽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개고기를 먹는 풍속에 대해 항의시위를 했던 걸 떠올려보면 문화의 상대성일수도 있겠습니다. 이 이야기에 이어 못 먹는 음식에 대해 나옵니다. 여자 친구 중 한 명은 못 먹는 게 두 가지가 있는데 익힌 굴과 성게입니다. 성게의 맛을 “따뜻한 콧물 맛” 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아, 무슨 식감인지 알 것 같아 웃음이 나네요. 저는 굴을 좋아해서 익힌 굴이며 생굴도 무척 좋아하는데 주변에 물어보면 굴을 전혀 먹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자주 봅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굴의 식감이 싫어서라고 합니다.


캥거루 고기 이야기도 나옵니다. 줄리안 반스는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와 함께 호주 문인 행사에 가서 캥거루 요리를 먹었다고 하는데요. 이 부분을 읽으며 저는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님! 그렇게 안 봤는데 음, 그럼 식성을 가지고 있었군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캥거루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으니 더욱 그렇게 여겨졌는데요. 가즈오 이시구로는 캥거루 요리를 먹으며 “나는 언제나 그 나라의 상징을 먹는 걸 좋아하지.”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시인이 불만스럽게 “그럼 영국에선 사자라도 먹는다는 건가?" 라고 했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온갖 식재료가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초콜릿 소스를 친 산토끼 요리, 떼까마귀 요리, 왜가리 요리, 뱀과 악어 심지어 물소 고기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도저히 상상히 가지 않습니다.


특이한 재료의 음식을 먹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없는데요. 그동안 먹어보았던 음식 중, 한 번이면 족한 음식이 뭐가 있었는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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