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서 먹어도 맛난 고구마

고구마는 맛있구마!

by 책읽는 리나


아이들이 다섯살 때부터 주택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주택 생활의 묘미는 마당에서 시작하지요. 봄 가을에는 친정 식구들을 불러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먹었지요. 조카들까지 모이면 어느새 열 명이 훌쩍 넘어갑니다. 처음에는 서툴러 불을 잘 못 피우기도 하고, 잦아들지 않은 센 불에 고기를 얹었다가 태우기도 했는데 몇 번 해보니 점점 요령이 생겼습니다. 숯 불이 한참 타오르기 시작하면, 불 속에 파묻어두어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고구마입니다. 울퉁불퉁, 길쭉 길쭉한 고구마를 은박지에 싸서 나무장작 위에 올려둡니다. 그래야 고기를 다 먹고 후식으로 알맞게 잘 구워진 고구마를 후후 불어가며 먹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주택살이의 묘미 중 하나는 텃밭 가꾸기이지만 저는 워낙 무언가를 키우는 일에 서툰지라 겨우 토마토나 깻잎, 상추 정도만 키워보았습니다. 텃밭을 열심히 가꾸시는 분들은 고추, 가지, 고구마, 땅콩은 물론 무까지도 심고 수확하시는데요. 친한 이웃분들이 고구마를 수확하여 나누어주시면 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탕을 해먹습니다. 고구마 껍질을 벗긴 후, 알맞게 썰어 물기를 없앱니다. 기름에 설탕을 붓고 젓지 않은 상태에서 자른 고구마를 넣고 불을 켜는데요. 가만히 두면 고구마의 표면이 갈색으로 변해갑니다. 뒤집어서 반대편도 갈색으로 변해가면 꺼내어 식힙니다. 설탕이 고구마 표면에 반짝반짝 코팅되면서 식습니다. 알맞게 식은 고구마를 입에 넣는 순간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데 그 달콤함은 무엇에 비길까요. 고구마는 정말 어떻게 해서 먹어도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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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 다른 모양의 고구마의 모습을 유쾌하고 재미나게 그려준 사이다의 『고구마구마』 를 보노라면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제목이 왜 '고구마구마'냐고요? 문장의 마지막이 고구마의 '구마'를 따라 모두 '~ 구마'로 끝납니다. 고구마의 모양은 제각각입니다. '굽었구마, 배 불룩하구마, 털났구마, 험상궂구마' 처럼요. 정말 '참 다르게 생겼구마'가 절로 외쳐집니다. 찐고구마는 말캉말캉해서 맛있고, 군고구마는 말할 것도 없이 맛있습니다. 튀긴 고구마는 또 어떻고요. 고소하고 바삭합니다. 이것저것 먹은 고구마는 배가 빵빵해지고 고구마 방귀를 뀌고 맙니다.


9월이 되면 고구마를 수확하기 시작하는데요. 잘 보관하면 겨울철 내내 별미로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림책 속에 가득한 고구마를 보니 맛난 고구마 요리를 해먹고 싶어지네요. 쪄서도, 구워서도, 튀겨서도, 으깨서도 먹을 수 있는 고구마, 여름철 고구마 줄기로 담은 김치는 더 별미이지요. 그림책에 뒷표지에 있는 구절처럼 '고구마는 맛나구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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