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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Sep 16. 2021

독박 운영보다는 역할을 분담해서

모임의 운영 노하우


얼마전 모임 운영 워크샵에 참여한 회원분이 참여 후기를 올려주셨습니다. 워크샵의 주제는 어떻게 하면 독서동아리를 잘 운영할 수 있는지의 세부적인 노하우들에 대해서였습니다. 그 날 참여한 다른 모임의 운영자분들이 독박 운영의 힘듦을 엄청나게 토로하셨다고 합니다. 다른 운영자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모임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자 저 역시 모임을 처음 만들어 진행하던 초창기 무렵에 겪었던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그 당시에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모임을 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어요. ' 소리를 절로 하고 다녔었네요. 모임을 이끌다보면 예상치도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지금이야 왠만한 일들은 대부분 겪어본지라 놀라거나 상처를 받지는 않는 편이지만 그 때만 해도 작은 일 하나만 일어나도 안전부절 못하면서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힘들었던 일은 시기마다 달랐는데, 모임을 꾸리는 일 자체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었고 대인관계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몇 년 동안 진행했던 독서모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모임에서 읽을 책을 정하는 방식은 톡방에서 회원들의 투표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책을 정해서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면 대체로 그 때에 인기가 있거나 주목받는 책들이 대부분 선정되었는데 (아무래도 제목을 들어본 책을 투표하기 때문에) 나중에 어떤 분으로부터 '왜 그리 어려운 책을 선정하느냐?'라는 불만을 전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러 명이 읽기를 원하는 책을 투표순으로 뽑은 데다가, 제가 보기에는 전혀 어렵지 않은, 어찌보면 그 반대에 가까운 책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게 어려운 책이라면 도대체 어떤 책이 쉬운건가 싶어 그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직접 전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통해 전해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모임 운영에 대한 불만을 듣게 되는 날이면 하루 종일 기분이 상하고 의기소침해지곤 했습니다. 내가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지금 이러고 있는 거지? 라며 요즘 말로 '현타'가 오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열정은 넘치지만 경륜은 부족했던 시절이라 더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누가 모임을 잘 유지하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너무 뜨거워지지 말아야한다' 라고 말해줄 겁니다. 하지만 이제 막 모임을 시작했다면 당연히 열정이 넘쳐야만 모임을 끌어갈 수 있습니다. 모임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초창기에는 모임의 결속력을 단단하게 이어나가게 하지만 모임이 어느 정도의 궤도에 진입했다면 온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역할을 나누어서 모임을 이끌어나가면 더 좋습니다. 혼자서 모든 일을 다 도맡아 하려고 하면 조금만 실망스러운 일이 생겨도 모임을 이끌어갈 동력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모임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서너명 정도가 되면 그 모임은 어떻게해서든지 유지가 되지요. 혼자서 모임을 이끌어나가다보면 쉽게 번아웃될 수 있습니다. 리더의 감정상태가 모임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 일을 나누어서 하는 걸 추천해봅니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지역 동아리플랫폼의 경우는 50명 정도의 회원이 함께 하는 규모인데 총 6명이 일을 나누어서 하고 있습니다. 운영위원장, 회계, 회원관리, 모임 일정관리 등을 나누어서 한달에 한 번씩 회의를 하고 일을 나누어서 진행하는데 큰 무리없이 몇 년째 진행되고 있어서 이런 시스템도 추천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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