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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Sep 18. 2021

서점이 배경인 소설을 써보고 싶다.


책을 좋아하는지라 서점이 등장하는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면 내용에 상관없이 좋아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중 <너의 모든 것> 을 좋아했던 이유도 (물론 내용이 재미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서점에서 일하는 싸이코패스라는 설정이 흥미로워서였다. 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인 <무늬의 희귀본과 중고책 서점> (원 제목은  <You>) 도 연달아 읽었다. 서점이 배경이다 보니 책도 많이 나온다. <섬에 있는 서점> 도 서점이 나오는 소설 중 좋아하는 작품이다. 

 

지난 달에  지역 서점 중 한 곳에서는 서점이 등장하는 동화/소설 공모전이 있었다. 홈페이지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보게 되었는데 서점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아이에게 "서점이 나오는 이야기를 써보려고 하는데 좋은 생각 있어?" 라고 물었더니 아이가 아이디어를 말해주었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외곽지역에 있는 헌책방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서점에 있는 책들에게는 마법이 걸려있어서 주인이 없으면 서로 말을 하고, 사건도 벌이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쓰다보니 토이스토리 서점판 같아서 그만두었다. 


 얼마전에 <아메리카 끝에 있는 서점>이라는 SF소설을 읽다가 이런 서점이야기도 재미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퍼스트 앤드 라스트 페이지 라는 서점을 운영하는 몰리와 그녀의 딸 피비이다. 두 모녀가 주인공이라니 이것도 마음에 든다. 몰리의 서점은 캘리포니아와 아메리카 국경 사이에 위치해 있다. 서점의 입구도 두 개인데 각각 지역을 향해 하나씩 있다. 보수적인 아메리카와 자유로운 캘리포니아라는 두 개의 나라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서점의 이름이 '퍼스트 앤드 라스트 페이지'라는 것도 재미있다. 내가 만약 몰리처럼 서점을 운영한다면 이름을 뭐라고 붙여볼까. 그냥 아무 생각없이 '리나의 책방'이라고 붙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의미가 있는 이름을 붙여야 할 것 같다. 


피비는 캘리포니아와 아메리카 두 국가의 친구들과 함께 국경지대를 자유롭게 오가며 논다. 두 나라의 갈등이 심해지다가 어느날 땅 속에 흐르는 물을 자기거라고 다투던 양쪽이 전쟁을 시작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전투때문에 아이를 찾아다니던 사람들은 이를 피해 서점에 대피하는데 여기에서도 서로를 비난하며 싸움이 시작된다. 이에 피비는 사람들에게 여기는 서점이니 조용히 해야하며 예의를 갖추는 곳이라고 말한 뒤, 잠시 후 북클럽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한다. 북클럽 선언에 당황하던 사람들은 곧 책선정을 위해 토론을 시작한다. 책선정을 하는 장면도 재미있다. 몰리가 고른 책에 대해 피비는 여기 있는 사람들을 다 재울 셈이냐며 재미있는 판타지 책을 고른다.


사실 너무 잘썼다는 느낌이 드는 소설은 아니었지만 두 개로 나뉜 나라의 경계에 세워져있는 게 서점이라는 설정과 몰리와 피비가 책에 대한 가진 생각들이 무척 재미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진영 논리로 나뉘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책이 화합과 통합의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도 하게 된다. 서점이 등장하는 소설은 언젠가 꼭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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