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에 초고를 쓸 수 있을까요?
공모전 글쓰기 후기 ①
작년에 본격적으로 책 쓰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시도한 게 공모전에 글쓰기였습니다. 블로그 이웃분이 함께 공모전 준비를 할 사람을 구하는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공모전의 마감일이 28일이 남은 시점이었습니다. 28일 동안 써서 제출해야 할 원고의 분량은 5만자였습니다.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기간에 5만자를 완성한다는 게 쉽지 않아보였지만 그래도 시작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글의 개요를 먼저 작성했고, 글이 진행될 때마다 업데이트를 하는 방식으로 수정했습니다. 미리 쓰고 싶었던 주제가 있었던지라 목차와 개요를 쓰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매일 일정한 분량의 글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하루에 2천자 이상을 써야 겨우 분량을 채울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중간에 휴가가 잡혀있기도 하고, 친정에 일이 있어 내려 가야하는 상황이라 그 중에 5일 정도는 작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목적이 같은 분들과 함께 글을 쓰니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혼자 썼으면 분명히 느슨하게 진행했을 텐데 서로 어느 정도 썼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쓰다보니 긴장도 되고 일정한 분량을 매일 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집중적으로 글을 써보는 경험을 가질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분이 이렇게 물으시더군요. 원고가 있으면 그냥 출판사에 투고하면 되지 왜 굳이 공모전에 내느냐고요. 저의 가장 큰 문제는 글을 시작할 때는 열정적으로 하는데, 마무리를 짓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중간에 다른 주제에 관심이 생기면 쓰던 글을 내팽개치고 다른 글을 쓰게 됩니다. 쓰다 만 글들이 점점 늘어만 갑니다. 그런데 공모전은 마감 날이 있기 때문에 원고 마무리를 지어야만 하지요. 그래서 공모전이라는 강제적 장치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책을 내는 과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원고를 써서 출판사에 투고하거나 출판사의 제안을 받고 원고를 쓰거나 공모전에 글을 내서 당선이 되어 책으로 펴내는 것입니다. 처음으로 책을 내는 경우거나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라면 원고를 써서 출판사에 투고하는 게 일반적이지요. 출판사에 투고도 하지만 공모전 응모도 매년 2~3회는 시도합니다. 공모전에 응모하게 되면 긴장감도 생기고, 마감일에 어떻게든 맞추어 쓰려고 하기 때문에 저처럼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벌이는 사람에게는 좋습니다. 공모전에 떨어지더라도 원고는 남으니까요.
글의 주제는 몇 년 전부터 쓰고 싶었던 수상작을 중심으로 하는 문학 가이드에 대한 내용으로 잡았습니다. 글을 쓰면서 각 분야의 유명 저자들이 꼽는 인생 책들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대부분 문학작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서 흥미있었습니다. 글의 내용은 2030 세대들이 믿을 만한 레퍼런스를 중시하니 독서에서도 가장 가성비가 높은 수상작들을 중심으로 책을 읽어보면 어떻겠는가에 대해서 적었습니다.
겨우 28일 만에 5만자를 완성해서 마지막 날 원고를 올렸습니다. 시간이 촉박해서 퇴고는 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목차를 고치는 일은 마지막까지 신경 써서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목차가 확실하게 잡혀 있어야 글을 쓰는데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초고는 되도록 빠르게 쓰고, 퇴고는 여러 번 신중하게 하자!"가 제 글쓰기의 원칙입니다. 결국 초고는 1달, 퇴고는 10달이 걸리고 말았네요. 다음부터는 좀 더 시간 단축을 할 수 있도록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