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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Nov 30. 2020

에피소드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자!

 에피소드,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글쓰기 모임에 올릴 글이나 신문 컬럼, 책의 원고를 쓰면서 부딪혔던 문제는 에피소드를 어떻게 쓸까였다.  요즘처럼 1인칭의 글을 쓰는 시대에 에피소드 없이는 글을 맛깔나게 쓸 수 없다. 특히 브런치는 에세이 중심의 플랫폼이다보니 에피소드 중심의 글을 쓰려고 노력하게 된다. 


 얼마전 에세이 쓰기에 대한 책을 보다가 에피소드에 대한 내용을 읽었다. 글 한 편에 하나의 에피소드를 넣으면 지루할 수 있으니 한 편당 2,3가지 에피소드를 넣고 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여야 함을 조언해주고 있었다. 아. 하나도 정말 쥐어짜서 쓰고 있는데 한 편에 두 세가지를 써야하다니.. 앞으로 갈 길이 멀다 . 앞으로 에피소드 발굴에 총력을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요즘 글쓰기는 에피소드와의 전쟁이라는 느낌이 든다. 자신의 이야기를 얼마나 흥미롭게, 재미있게 혹은 진솔하게, 공감이 가게 썼는가에 따라 글의 성패가 좌우된다. 요즘은 진솔한 이야기들이 더 인기를 끄는 것 같다. 글을 읽다보면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자신을 내보여야 하는건가? 나는 이렇게는 못 쓰겠는데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물론 솔직한 글이 가지는 힘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


 지난 몇 달간 에피소드를 쥐어짜느라 힘들었다. 드라마 <블랙 미러> 나 테드 창의 소설 <숨>의 <사질적 진실 감정적 진실>에 나오는 기억을 재생하는 장치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하지만 기억을 재생하는 장치도 없고, 그 동안의 일화를 적어놓은 기록도 없다. 그렇다면 에피소드를 발굴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내가 선택한 방법은 두 가지였다. 대화를 많이 나누는 방법과 (이야기를 하다가 과거의 기억이 우연히 떠오를 수 있다) 기록해놓은 모든 곳을 다 뒤지는 방법이다. 여기서 모든 곳이라 함은 온라인 공간뿐 아니라 손으로 적어놓은 메모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조금이라도 긁어모이기 위해 찾아보았다. 오래된 다이어리도 꺼내보았고, 노트들도 찾아보았다. 예전에 가입했던 카페들도 오랫만에 들어가보았지만 들였던 시간에 비해 얻은 건 보잘것 없었다.


 저자는 책에서 에피소드가 반드시 아주 흥미진진하거나 독특한 사건일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에피소드는 사소해도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소하더라도 디테일하게 쓰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 뭉클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면 더욱 좋으리라. 나는 솔직한 글을 쓰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다. 되도록이면 그냥 무난한 내용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그러다보니 글에서 톡톡 튀는 개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정갈한 느낌의 글이라고 할까. 글이 담백하다는 평도 자주 듣는다.


모든 글이 날치알 스파게티처럼 톡톡 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산채 비빔밥 같은 글도 있고, 매콤한 떡볶이같은 글도 있을 것이다. (그럼 내 글은 뭘까? 설렁탕?) 그래도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들려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부터 다시 에피소드 발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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