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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Dec 06. 2020

좋은 독서모임이 되려면

좋은 발제의 필요성


독서토론 모임은 책을 읽고 토론을 하기 위해 모이는 모임이다. 책을 읽고 할 수 있는 토론은 자유 토론이나 찬반 토론, 주제토론 등을 할 수 있다. 충실한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만 가능하다. 『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에 보면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한국 대학생의 수동적인 공부 방식에 대해 ‘해바라기’라고 비유한다. 해바라기란 교수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에만 관심이 있어 수업시간 내내 교수에게만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학생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대학에서 교수의 의견에 대해 자신의 시각으로 질문을 하거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수업을 하면서 “정답이 없다. 다양한 사고와 의견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하면 혼란스러워한다.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려면 남과 다르게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남과 다른 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 다른(different)을 틀린 (wrong)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다르게 볼 수 있는 능력을 인정해주고 이를 격려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 가장 필요한 것은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문화가 갖추어져야 한다. 이스라엘의 경우,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토론이 습관처럼 몸에 배어있어서 5세부터 자유롭게 토론을 한다고 한다.





김대식, 다니엘 바이스의 『창조력은 어떻게 인류를 구원하는가』에 보면 이스라엘에서 아이들의 창의력을 어떻게 끌어내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다르게 생각하는 힘은 자유로운 논쟁에서 나온다.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배우기 위해 듣고 토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논쟁을 벌이면서 남다른 관점과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찾는 과정에서 창조력 또한 성장” 하게 된다. 창의력은 보다 많은 문제를 푼다고 해서 나오거나 시험을 잘 친다고 해서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논쟁을 벌이는 일에, 토론을 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독서토론은 바로 이런 토론문화를 익히는 장이다.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면 무엇이 좋을까?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게 되면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편의상 사고의 폭을 도로에 비교를 한다면, 사고의 도로가 4차선인 사람과 16차선인 사람은 받아들이는 역량이 크게 차이가 난다. 사고의 폭이 넓으면 책을 깊이 있게 읽고 내면화시킬 수 있다. 다면적 사고가 가능해져 깊고, 넓게 생각하는 게 가능해진다. 한 가지 상황에 대해서도 여러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다. 그런데 혼자서만 생각을 하게 되면 흔히 자가당착에 빠지기 쉽다. 사고의 유연성을 갖추려면 나와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어 봐야한다.



카프카가 말한 “책은 도끼다”라는 말도 비슷한 뜻일 것이다. 자신의 고정된 사고의 틀을 깨트려야 사고의 폭이 확장된다. 불편한 책을 읽어라 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에 내가 생각해왔던 것과 전혀 다른 주장을 하는 책을 읽으면 우리는 혼란스러워진다. 내가 지금까지 진실이라고 믿어왔던 세계가 한순간에 무너진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우리는 사고의 성장을 하게 된다. 독서토론은 이런 과정이 역동적으로 전개된다.


그렇다면 독서토론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은 좋은 논제가 있어야한다. 두서없는 수다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참석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끌어낼 만한 논제를 제시해야한다. 그러므로 발제자와 토론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좋은 발제란 책의 주제와 연관되어서 흥미로운 논제이거나 혹은 기존의 생각을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논제여도 좋다.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나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익숙한 질문을 던져는 안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나만의 관점을 정립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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