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의 고향엔 집시가 산다
아래는 내가 오래전, 내 블로그에 썼던 글을 그대로 퍼 왔다. 여행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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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라는 이름을 들으면 사람들은 뭘 제일 먼저 생각할까? 드라큘라, 집시.. 혹은 트란실바니아 까지. 이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나 역시 지중해 여행을 계획하고 간 여행에서 루마니아까지 올라갈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절친한 후배가 너무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고, 선배가 대신 가주세요 라는 말에 루마니아, 그리고 소설 드라큘라의 모티브가 된 블라드 드라큘의 생가가 있는 시기쇼아라 까지 가게 됐다. 사실, 그 이유와 더불어 힘든 시간 내게 힘이 돼 줬던 소설'포르토벨로의 마녀'의 무대인 트란실 바니아에 가보고 싶었던 욕심이 났던 것도 사실이다. 소설 속 아야 소피아를 보기 위해 터키부터 시작, 또 다른 무대인 루마니아까지 어째 저째 오게 됐다.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변한 '블러드 드라큘 백작'의 생가와 성당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저 시계탑을 지난다.
실제로 보면 상상 이상으로, 엄청~ 거대하다.
시계탑 안을 지나면 마을 전경을 볼 수 있는 곳도 나온다. 시계탑을 지난 언덕이 마을의 중심 센터 정도라고 생각하며 된다. 언덕에 위치한 덕분에 마을이 한눈에 보인다.
마을이 엄청 아기자기 이쁘다. 아마 한 달 정도 머문다면 구석구석 까지 가 볼 수 있을 것 같다.
불가리아와, 체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인데 빨간 지붕이 많은 건 비슷하다.
거의 모든 건물이 100살은 넘게 먹었고 높은 건물은 없는 작고 포근한 마을이다.
'언젠가 도망갈 나만의 장소'로 찜 해 놓은 곳.
아직도 도로에는 말이 달린다. 호스텔에 있을 때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는데 번번이 놓치다가 어느 날 다시 들릴 때 잽싸게 뛰어나가 카메라를 켜니 맘 좋은 집시 부부가 가던 길을 멈춰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기다려 준다. 차량 운전자들은 통행에 방해가 돼 싫어한다는데, 난 아직 순박한 사람들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참 좋았다. 아니 어느 유럽 마을에서 아직도 마차를 보겠어!! (많으려나..)
센터에 있는 그림 같은 작은 공원. 시기쇼아라 역시 작은 마을이기에 동유럽에 동양인이 흔치 않다.
길을 걸을 때, 앉아 있을 때, 어디에서나 시선 집중이 되는 건 좀 견뎌야 한다.
나를 한 달이나 머무르게 만들었던 장본인들, 나단즈 빌라 호스텔 식구들.
이런저런 사연이 참 많았고, 지금도 손으로 쓴 편지를 주고 받으며 연락하며 지낸다.
헝가리로 갔다가, 돌아와 버렸다 이곳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아마 이 사람들이 그리웠던거겠지.
(지금은 이들 모두 나이를 먹고 지금과 다르게 살고 있으리라 막연히 생각만 할 뿐. 맨 마지막 Juan 은 당시 페친이라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는다. 루미와 닉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아직도 저 호스텔을 운영하고 있을까.)
동유럽은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고 해서 늘 긴장하다가 막상 한 번도 비를 맞지 않아서 그냥 다녔는데, 마침 그때 소나기가 내렸다 비를 쫄딱 맞고 호스텔로 오니 비가 거짓말처럼 그친다. 비 내리는 풍경은 혼자인 여행자를 감상에 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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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까지가 블로그에 쓴 글인데, 사실 제일 큰 사건을 당한 곳도 이 장소였다.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