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보낼 준비가 안됐는데.
어떤 것에도 흔들리고 싶지 않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사무실에서 나는 눈물을 꾹 참고 있다.
억장이 무너지는 것은 이런 기분일까.
아닐거야, 아닐거야.. 내 강력한 부정에 아랑곳 없이 속절없이 올라오는 기사들.
노회찬 의원 소식이 내 정신을 미친 듯이 흔든다. 흔들리고 싶지 않다 흔들리고 싶지 않다.
여기는 사무실이다. 울면 안된다. 정신 차리자, 자, 다른생각.
왜, 왜 그가 왜? 어제 귀국한 사람이 왜? 끝없이 이어지는 의문들.
믿기지가 않고 믿고 싶지도 않다. 모든 게 다 오해였고 쇼였으면 좋겠다.
이 상황이 진짜라면, 이상하게 그가 자살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자살을 ‘당한 사람’ 같다.
고작 그 의혹 하나로 왜? 대체 왜? 무엇이 그의 마음을 하루 만에 돌린 걸까.
자살을 계획한 사람이 미국 출장은 왜 다녀왔을까. 아니면 예전부터 혼자 계획했을까.. 풀리지 않는 의문이 너무 많아 답답하다. 자살 전, 그는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냈을까? 그 신호를 받은 건 누구일까? 그리고 왜, 지금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이재명 은수미 편이 방영된 이후, 그리고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 날. 드루킹 사건 말고도 기무사부터 시작해서 너무나 큰 이슈들이 많은 지금, 왜 지금일까. 대체 왜.
그가 정말 죽은 것이 맞다면, 나는 이 모든 상황이 잘 짜인 설계 같다. 인정할 수 없다. 내 마음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눈물이 쉴 새 없이 흐른다.
속보, 확인 필요라는 말에 아니길 바랬다. 오보일 것만 같았다. 포털에 검색해 봐도 사망 소식은 뜨지 않았다.
오후가 된 지금, 그의 이름 옆엔 사망일시가 뜬다. 오늘. 가셨구나, 정말 돌아가셨구나.
나의 생각을 형성해 준,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아 준, 나를 나로 살게 해 준 정신적 스승인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 나는 그의 말과 글을 보며 생각의 좌표를 찍어왔다. 그의 말과 글 덕분에 시원했고, 그것들을 통해 배웠고, 즐거웠다. 이렇게 글이나마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건 일정 부분 그의 덕이었다. 보장된 안락함을 포기하고 노동운동에 헌신한 그의 인생길은 실천적 삶의 표본 같은 것이었기에 언행이 일치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욱더 좋아했다. 말도 안 된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너무나 아깝다.
정의당은 물론 우리 한국 사회가 너무나 큰 사람을 잃어버렸다.
애도도 할 수 없다. 너무 큰 슬픔이 마음속에 꽉 찬 하루다. 자꾸만 눈물이 난다.
슬픔과 배신감이 교차한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혹시나 신이 들을까 마음으로 외친다.
우리가 모르는 생의 저 너머 세계에 있다고 믿는, 자살 한 사람에 대한 벌 같은 시스템은 절대 없는 거였으면.
이제 그냥 편안하셨으면. 혹시나 천국과 지옥이 있다면 그 판결을 할 때, 치열하게 살아온 그의 삶에 대한 평가가 꼭 참작되었으면. 신도 아까워하며 천국의 길을 열어 줬으면.
아직은 안녕이란 말도, 잘 가시란 말도 못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