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소울푸드
소울푸드
충주에서 열두살때까지 살았다. 세 살인가 되던 해부터였다고 하니 내 유년의 기억은 모두 충주에서 시작된다.
그래서일까. '어릴 때 추억으로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로 형성되는 '소울푸드'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충주의 순대국이다.
익숙한 한 입을 떠 먹는 순간, 깊숙한 어딘가 뭉클해지는 그 맛. 엄마가 시장 갔다 오면서 한봉지 가득 사와서 냄비에 데우기 시작할 때 집안 가득 구수한 내음이 퍼지면 신이 나기 시작했던 그 향.
충주 시장 순대국
충주를 벗어나니 '순대국'이라 불리우는 것은 진하게 뼈를 우려낸 국물을 베이스로 뽀오얀 국물이기 일쑤였다.
내가 소울푸드로 떠올리는 충주 시장의 순대국은 분명 맑은 국물에 빨간 다대기를 적당히 풀어 먹는 것이었는데. 다 커서, 참 맛있는 음식 없기로 유명한 도시에 이 순대국을 먹겠다고 찾아가서 한 그릇 먹던 날.
솥 한가득 시래기가 끓고 있는 그 속에서 한 국자 건져 올려 내 몫으로 한 그릇 차려져 나온 품새에 반가움이 일었다. 맑은 국물, 넉넉한 시래기. 마지막 한 방울을 털어 먹을 때, 맛있지?하고 어깨가 으쓱 올라섰다.
별 연고도 없이 자랐던 그 유년의 땅을 찾아가면 고향 품처럼 반겨 줄 시장 골목에서 솥째로 예의 그 순대국이 푸근하고 넉넉하게 끓고 있기를.
만두 가격이 끝내주게 싸기 때문에 너무나 유혹적이지만
맛은 무조건 순대'국' 우선입니다.
순대국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