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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재식당 by 안주인 Oct 17. 2017

충주 시장 | 순대국

오 마이 소울푸드

소울푸드


충주에서 열두살때까지 살았다. 세 살인가 되던 해부터였다고 하니 내 유년의 기억은 모두 충주에서 시작된다.


그래서일까. '어릴 때 추억으로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로 형성되는 '소울푸드'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충주의 순대국이다.


익숙한 한 입을 떠 먹는 순간, 깊숙한 어딘가 뭉클해지는 그 맛. 엄마가 시장 갔다 오면서 한봉지 가득 사와서 냄비에 데우기 시작할 때 집안 가득 구수한 내음이 퍼지면 신이 나기 시작했던 그 향.


충주의 순대국은 얼핏 시래기국처럼 보인다.



충주 시장 순대국


충주를 벗어나니 '순대국'이라 불리우는 것은 진하게 뼈를 우려낸 국물을 베이스로 뽀오얀 국물이기 일쑤였다.
내가 소울푸드로 떠올리는 충주 시장의 순대국은 분명 맑은 국물에 빨간 다대기를 적당히 풀어 먹는 것이었는데. 다 커서, 참 맛있는 음식 없기로 유명한 도시에 이 순대국을 먹겠다고 찾아가서 한 그릇 먹던 날.


솥 한가득 시래기가 끓고 있는 그 속에서 한 국자 건져 올려 내 몫으로 한 그릇 차려져 나온 품새에 반가움이 일었다. 맑은 국물, 넉넉한 시래기. 마지막 한 방울을 털어 먹을 때, 맛있지?하고 어깨가 으쓱 올라섰다.

별 연고도 없이 자랐던 그 유년의 땅을 찾아가면 고향 품처럼 반겨 줄 시장 골목에서  솥째로 예의 그 순대국이 푸근하고 넉넉하게 끓고 있기를.




만두 가격이 끝내주게 싸기 때문에 너무나 유혹적이지만

맛은 무조건 순대'국' 우선입니다.

순대국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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