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 적당함이 정말 잘 맞아
이미 같이 지낸 것은 일 년 하고도 반년을 앞두고,
우리 생활에 맞추어 집을 고친 것도 아홉 개월을 넘기고 있었다.
아내는 현실 감각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새하얗게 없어서인지,
내가 지내던 오피스텔을 고쳐서 시작하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집을 찾지 않아도 괜찮은 덕분인지 결혼 준비는 무난하게 흘러갔다.
아내가 찾은 스튜디오와 메이크업, 그리고 예복 가게는 그야말로 훌륭했다.
허투루 돈을 쓰지 않지만 필요한 곳에는 아끼지 않는 그 정도가 잘 맞다.
언제나 생각할 때마다 감사한 일이다.
적당함이 가장 어렵다고 하던가.
우리는 그 적당함이 정말 잘 맞는 것 같다.
제품과 음식과 서비스에서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부분들,
신남과 차분함과 신중함에서 과하지 않다고 느끼는 정도들,
친절함과 오지랖, 당당함과 오만함, 그 사이를 바라보는 시점의 가까움.
그 차이가 크지 않다는 믿음이 주는 안정감, 그리고 기쁨이 있다.
결혼 후 한 달 넘기 전,
잊지 않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