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3
연한 아메리카노와 망고 패션티를 시켰다.
아내는 임신이라 카페인을 피해야 한다.
나는 곧 강의를 떠나고 아내는 처제를 만날 거라 텀블러를 구분해서 담아달라고 했다.
잠깐 창밖을 본 건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준비한 음료가 나왔다.
내가 챙겨 온 경매 책 보다 아내가 가져온 김애란 신작소설이 더 재밌어 보였다.
슬쩍 새치기해서 두어 장 읽어보니 다시 글욕심이 난다.
가방에 넣어두었던 손바닥만 한 에세이가 생각났다.
“커피를 맛있게 마셔 잠이 오지 않으면”
지난겨울 광주 여행에서 ‘음울’을 들러 커피를 기다리면서 알게 된 책이다.
마음에 드는 글귀 두어 개를 아내에게 보여주고, 이내 글을 읽어간다.
준비해 온 경매 책은 시야의 언저리에 늬여있다.
통통,
텀블러에 붙은 망고 패션티를 털어내는 소리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