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맛그.8 새우깡>

ㄱㅁㅈ의 맛있는 그림

by an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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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봉지에 크게 새우가 그려진 새우깡. 내가 유치원생일 때 가격이 200원이었는데, 이제는 열 배가 넘게 오른 나의 어린 시절의 베프. 다른 봉지 과자들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열심히 모은 용돈으로 살 수 있던 -어린이 체구 기준으로- 팔 한가득한 봉지를, 하굣길에 있던 큰 슈퍼마켓에서 들고 돌아올 때면, 겉봉지의 빨강처럼 기대로 부풀던 내 빨간 볼. 맛보고 싶던 수많은 과자는 먹어볼 수 없었지만 언제나 배신하지 않는 맛을 보장하던 새우깡. 새우깡으로 내 혀를 낭비하는 일은 여태껏 없었다.


내가 고등학생일 때 쯔음, 세 살 차이가 나던 우리 언니는, 집에 있던 내가 과자를 사러 슈퍼로 가며 “언니도 과자 먹을 거야? 뭐 사다 줘?” 하면, 꼭 “난 안 먹어.” 하고는 내가 새우깡을 사가지고 와 봉지를 부스럭 거리며 식탁에서 가운데를 뜯어 활짝 접시처럼 펼쳐놓으면 (한 봉지 기준으로 먹을 거라 기대한 나의 기대치가 있는데) 어느새 젓가락을 들고 와 긴 생머리를 풀썩 뒤로 넘기고는 “나 화장해 가지고.” 하며 물어보지 않은 대답과 함께 립스틱이 젓가락에 묻지 않도록 입술을 오므려 입안으로 쏙 하나, 쏙 둘, 쏙, 쏙 집어넣는다. 심지어 부서지지 않은 본연의 새우깡을. 나는 언니의 입안으로 들어가는 새우깡을 본다. 이제 언니의 레퍼토리가 나올 차례다. “왜 새우깡을 사와가지고, 다이어트 중인데.” 내가 먹을 새우깡의 양이 다이어트가 되었다.

어쨌든. 새우깡은 입안에 퍼지는 특유의 끝맛이 좋다. 하지만 끝맛을 오래 물고 있어선 안된다. 한 입에 넣고 바삭 씹어서 바로 넘어가는 바삭한 새우의 끝맛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 타이밍을 놓지면, 느끼한 새우죽을 먹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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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카 일러스트 :

www.instagram.com/ankahah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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