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전쟁터입니다.

비교하다 지친 날에야 알게 된 한 가지

by 세쌍둥이 엄마

내 삶은 전쟁터입니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요.


이른 아침 6시에 일어나

피곤한 몸을 이끌고 10분 배차 간격의 지하철을 놓치지 않으려

종종걸음을 치거나 숨이 차도록 뛰어 출근합니다.


회사에 도착하면 정신없이 일이 몰아칩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전화벨이 울립니다.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입니다.


상사와 동료에게 조심스럽게 부탁해

일찍 마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남편에게도 전화를 걸어봅니다.

혹시 빨리 집에 갈 수 있냐고요.


일과 육아, 집안일에

내가 하고 싶은 일까지 더하면

하루 24시간은 늘 부족합니다.


몸은 점점 지쳐가고

체력은 이미 한계치를 넘은 지 오래입니다.

수면 부족 때문인지

기억력도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


“엄마 가지 마.”


출근길마다 나를 붙잡고 우는 아이를

차마 안아주지 못한 채 떼어놓고 나올 때면

마음 한구석이 늘 무너집니다.


함께해주지 못하는 미안함,

필요한 순간 곁에 있지 못했다는 죄책감.


회사에서는 바지런하고 상냥한 사람인데

집에 오면 피곤에 지쳐

짜증만 가득한 사람이 된 나 자신이 싫어집니다.


퇴근 후 고작 몇 시간 함께했을 뿐인데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욱했던 날이면

아이들이 잠든 뒤에야

‘조금만 더 참을걸’ 하며 후회합니다.


직장에서는 하루 12시간을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쓰면서

집에서는 단 2시간도

너그러워지지 못하는 나.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렇게 사는 걸까.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이 일이 정말 내 천직이 맞을까

수없이 고민하지만

정작 그만둘 용기는 없습니다.


다 때려치우고 싶다가도

배운 게 이것뿐이라는 생각에

다른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먼저 앞섭니다.


먹고살기 참 힘들다며 한숨 쉬면서도

30년 납입으로 받은 대출을 갚기 위해

다시 하루를 버텨냅니다.


점점 커가는 아이들은

생활비는 물론

교육비까지 몸집을 키워갑니다.


다른 일을 해볼까,

창업을 해볼까

수없이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결론은 늘 같습니다.


지금이 그나마 가장 낫다는 것.


“엄마가 일해야 너희가 먹고산다.”


목구멍이 포도청인 나는

그렇게 다시

직장으로 출근합니다.


이런 내가 비참해질 때면

돈 잘 버는 배우자를 둔 사람,

태생부터 금수저인 친구들이

유난히 눈에 들어옵니다.


카톡 프로필과 SNS를 무심코 넘기다 보면

이제는 사람보다

배경과 환경이 먼저 보입니다.


같은 학교를 다녔던 그 친구는

어느새 ‘언아더 레벨’이 되었구나,

그런 생각이 스칩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삶에는

물건 하나를 살 때마다

궁상맞게 계산기를 두드리는

내 모습은 없어 보입니다.


가끔은 부럽고,

가끔은 상상에 빠졌다가

현실로 돌아온 내 모습이

더 비참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당신의 삶은 어떻습니까?


혹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그건 당신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대부분의 사람이 겪는

아주 보편적인 어려움이라고요.


그저 그렇게 보일 뿐이라고요.


그러니 잔뜩 움츠러든 어깨를 펴고

오늘의 나를

온전히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가슴에 희망을 품고

인생을 대하는 시각을

조금만 바꿔보는 거예요.


비교를 멈추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보는 겁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거예요.


오늘도 수고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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