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풍요로운 삶

어느 날 문득, 나를 발견하다

by 세쌍둥이 엄마

저는 참 오랫동안 남의 시선을 따라가는

삶을 살았습니다.

내면을 채우기보다는 외면을 채우는 데

더 많은 힘을 쏟았고,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딸 노릇, 와이프 노릇, 며느리 노릇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직장에서는 남의 시선에 휘청거리는 갈대처럼,
그 사회 안에서 어떻게든 ‘잘’ 보이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그렇게 애쓰는 과정에서 고갈된 에너지는

화로 변했고,
그 화는 결국 가장 가까운 가족,

그리고 아이에게 고스란히 쏟아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갑니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기보다는
남들이 바라보는 내 뒷모습을

신경 쓰느라 바쁘지요.


물론 사회 속에서 지켜야 할 규범과

도덕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나만의 잣대를 세우기보다는

남이 만들어 놓은 잣대에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며 살아갑니다.


정작 나 자신의 온전한 가치를

깨닫지 못한 채 말입니다.


SNS로 자신을 표현하는 시대입니다.


1년에 한 번쯤은 그럴듯한 해외여행

사진이 있어야 할 것 같고,
남들이 걸치는 명품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나도 잘 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 것들이 내면의 공허함을

채워줄 것만 같은 기대를 하면서요.


사실은 내면의 갈증 때문에 물건을 사고,
관심받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말입니다.


하지만 그건 그저 잠깐의 목마름을

달랠 뿐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시간들로

소중한 날들을 허비했습니다.


남들이 보는 잣대에 나를 맞추기 위해,

잘 살지도 못하면서

잘 살고 있는 척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럴수록 내 안의 공허함은 더 커졌고,
아무리 마셔도 해소되지 않는 갈증만 남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그런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제 내면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하면서요.


어릴 적의 나와 대화를 나누듯,
나를 취재하듯 하나씩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정말로 바라는 삶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타인의 시선에 얽매여 있던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입니다.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면의 풍요로움을 느끼기 시작한 건

‘독서’를 하면서부터였습니다.


나를 이해하고 싶어서

심리학 책부터 철학 책까지,

마음을 다루는 책들을

편독하며 읽어 내려갔습니다.


한 권, 두 권, 그리고 수십 권의 책이 쌓이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진짜 풍요로운 삶이란
외면으로는 절대 채울 수 없고,
오직 나 자신과의 대화로만 이룰 수 있다는 것을요.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면 좀이 쑤시던 제가
이제는 집에만 있어도

충분히 행복함을 느낍니다.


여행을 가지 못하면 안달이 나던 저는
이제 여행이 꼭 필요조건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물론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 주는 추억은 소중합니다.


하지만 추억은 꼭 여행으로만

쌓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요.


다양한 방식의 ‘경험’이 삶을 충분히

풍요롭게 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 늦게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풍요로운 삶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내면과 소통하며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풍요로운 삶으로 가는 첫걸음이었습니다.


받지 못한 애정을 채우기 위해
무언가를 사고 과시하기보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조용히 들여다보며 나를 채워가다 보면
어느 순간 지루하다고 느꼈던 시간마저
소중한 순간으로 바뀌어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언젠가 커서 혹여나 저의 이야기를 읽어줄

나의 아이들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남들의 시선을 위해 사는 삶보다
‘나’를 마주하는 순간을 조금 더 많이 갖기를.
타인의 기준보다
자신의 내면이 주는 풍요로움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책이 늘 좋은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라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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