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될 줄이야.
나는 책을 안 좋아한다.
책이라기보다는 글을 읽는 걸 안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림이 많은 만화책도 글이 있어서 읽지 않았고, 미용실 잡지책도 옷만 슥슥 보고 글은 읽지 않았으니까.
유일하게 읽는 글이라고 한다면 '수학 문제'.
문제를 풀어야 하니까 문제를 읽어야 하고, 문제에서 주어진 조건을 파악해야 하며, 그 조건을 토대로 어떠한 개념을 적용하여 풀지 고민해야기에 읽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 것도 내가 '수학강사'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니까 읽는 거지, 아니면 읽었을 리가 있겠는가.
그런데 그런 내가 달라졌다.
읽지도 않는 글을 이제는 쓰고 있다.
그것도 거의 매일.
글을 쓰는 게 '하루의 낙'이라고 할 정도로, 즐거움을 느끼고 있으며 내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하루라도 글을 안 쓰면 해야 할 일을 미룬 듯한 느낌이며, 글을 썼을 때는 하루를 잘 마무리한 기분이다.
글을 읽는 걸 싫어해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어본 적 없는 내가 글을 쓰다니, 놀랄 노자다.
역시, 인생은 알다가도 모르는 것.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물론, 아직도 글을 읽는 건 어렵다.
글쓴이의 생각을 이해해야 하고,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으면 넘어가지 못하는 '이해력 위주의 글 읽기' 밖에 할 줄 모르는 나이기에, 글을 읽는 게 참 어렵다.
그냥 술술 읽는 게 어렵다.
그래서 공감이 되는 글부터, 어렵지 않은 글부터 읽으면서 작가님들의 글 솜씨에 감탄도 하고, 배우고, 소통하고 있는 요즘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알파벳도 모르는데 작문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기본기도 없으면서 '잘하는 척' 연기하는 기분이다.
'척'을 하다 보니, 누군가가 내 부족함을 알아차릴 것만 같아 불안할 때도 있다.
그 불안함을 없애기 위해..
누군가에게 먼저 "당신은 책도 한 번 안 읽어보고 글 쓰는 것 같은데?~"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이 전 글에서 "저는 책을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고백을 했었다.
고백만 하면 아무 의미가 없기에, 그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매일 같이 글을 쓰며 연습하고, 그 진심을 알아주는 독자분들과 소통도 하고 있다.
이러한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누군가 부족함을 알아차리더라도 "노력하고 있네요~ 응원합니다!"라고 하지 않을까?
그래도 부족하다고 한다면, '저는 작가지망생입니다!'라며 신입이기에 가능한 핑계를 대보련다.
BUT!!
그러한 핑계를 대는 날이 오지 않도록..
시작은 했으니, 끝을 보자는 심정으로..
오늘도 나는 '하루의 낙'을 쓰며 마무리하련다.
여러분의 '낙'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