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안나 129
잘 잤다. 아침을 먹고 머리를 감으려는데 뚜왈렛이 왔다. 할머니 머리를 감겨드리다 내 머리를 못 감았다. 별로 티가 나지 않아서 그냥 화장만 하고 일을 갔다. 날이 많이 추워졌다. 도착해서 청소 후 분리수거를 하고 테이블 세팅을 마쳤다. 12시쯤 첫 손님이 왔고 딱 배가 고팠다. 조금 한산하여 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손님들이 마구 들어왔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왔다 갔다 정신없이 일했다.
두시쯤 대부분의 손님들이 계산을 하고 나가고, 여자 한 분이 새로 오셨다. 나머지 테이블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면서 아까 먹다 남은 밥을 먹었다. 온갖 반찬을 올려두고 먹어서 개밥 같았다. 그래도 배고프니 먹어야지 뭐. 마지막 손님까지 나가고 핸들링을 한 뒤 테이블 세팅을 마지막으로 일을 끝냈다. 2시 53분. 3시 전에는 무조건 끝나는 것 같다.
집에 돌아가 침대에 누워 카톡을 하다가 피곤함에 낮잠을 잤다 딱 5시에 일어나 조금 더 누워서 뒹굴 거리다 6시쯤 빨래를 돌렸다. 밥 먹기 전 뚜왈렛이 왔는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 많은 아줌마였다. 휴. 정말 말도 더럽게 많고 참견도 많이 하고 고집도 세다. 힘들게 임무 수행을 마치고 짜장 밥을 먹었다. 배가 불렀지만 어제 사온 타르트가 반 쪽 남아 있어서 해치웠다. 배불리 먹고 씻었다.
내일을 위해 머리도 미리 감았다. 내일은 일 끝나고 바로 집에 오지 말고 조금 돌아다녀야겠다. 저녁엔 유럽 여행 루트를 짰다. 대략적으로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벨기에, 영국, 다시 프랑스, 이렇게 갈 것 같다. 동생이랑은 벨기에까지 함께하고 나 홀로 영국과 프랑스 지방을 돌 생각이다. 돈이 장난 아니게 들 것 같다. 열심히 벌어 야지.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