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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Feb 14. 2023

베르나르 베르베르

파리의 안나 150

몸이 찌뿌둥하다. 간호조무사가 일찍 와서 하루를 조금 일찍 시작했다. 머리를 감고 아침을 먹은 뒤 알바 갈 준비를 했다. 여전히 가기 싫은 알바지만 여행을 위해 힘을 냈다. 생각보단 손님이 많지 않았다. 2시에 모든 손님들이 나가고 정리를 했다. 설거지를 하고, 핸들링을 하며 밥을 먹었다. 간단히 반찬 여러 가지에 밥만 먹는 건데도 왜 이렇게 맛있을까. 역시 땀 흘리고 먹는 밥이 맛있는 것 같다. 작은 이모는 오늘 밤 비행기로 한국에 가신다. 아쉬운 척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왔다.


내일까지 기차 여행 책을 반납해야 해서 오늘 미리 가기로 했다. 퀵 보드를 끌고 나갔는데 에펠탑 공원이 공사 중이라 탈 수가 없었다. 결국 퀵 보드를 가지고 간 의미도 없이 질질 끌고 문화원에 갔다. 문화원 앞에서 한국어를 하는 프랑스인들을 봤다. 그들을 역시나 문화원으로 들어갔다. 안내 데스크에 퀵 보드를 맡기고 도서관에 들어가 책을 골랐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를 빌리고, 기차 여행 책은 반납했다. 집에 갈 땐 지쳐서 지하철을 탔다.


집에 도착해 컴퓨터를 켰는데 인터넷이 연결이 잘 안 돼서 그냥 책을 읽었다. 굉장히 흥미로운 내용의 단편들이 가득했다. 오후 임무 수행을 마치고 저녁을 먹는데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마치 전투기가 출동하는 듯 하늘이 울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창문을 열고 바깥을 살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식사를 마친 뒤 샤워를 하고 다용도실에서 컴퓨터를 하려는데 저녁 뚜왈렛이 벌써 왔다. 8시밖에 안 된 시간이었지만 빨리 끝내서 나는 좋았다. 그런데 간호조무사가 그 소리의 정체를 알려주었다. 아래 가게에 강도가 들어 경찰들이 출동했다는 것이었다. 아마 그 소리는 헬기로 추정된다. 이 동네도 위험하구나 싶어 겁이 났다.


어쨌든 불어 공부를 한 뒤 디카에 있던 사진과 영상을 옮겼다. 저번주 일요일에 미화 언니가 찍어 준 영상들을 보는데 구도는 꽤 잘 나온 것 같다. 다만 어색한 내 걸음걸이가 NG. 그래도 나중에 편집하면 꽤 볼만할 것 같다. 지금은 ‘아빠 어디 가’를 보며 일과를 마무리하고 있다. 내일은 작은 이모 대신에 수녀님이 도와주러 오신다고 한다. 손님이 많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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