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쓰는 편지 (1)

2021년 1월 1일의 일기

by Anna

2020년 많이 힘들었지 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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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코로나19 때문에 다니던 회사는 매일이 위기였고,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으면서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었지.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는 갑자기 숨이 안 쉬어지는 공황장애 증상도 겪었었고, 제주에서의 두 번째 도전은 허무하게 실패도 한번 했었잖아.

사람을 얻고 싶다는 기대는 역시 후회로 돌아왔었고, 세상에서 제일 사랑했던 사람에게 결국 사랑받지 못했음을 확인당했지.


그래도 있잖아, 위기는 기회가 되어 조금 더 안정적인 삶에 안착하게 되었고, 비록 그 안정감이 한때는 권태로움과 불안함이 되어 너를 덮치기도 했었지만, 그 덕에 이곳 제주에서의 삶과 내 인생의 방향을 다시 한번 되짚어볼 수 있는 시간들이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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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너는 힘들었던 시간만큼 자라고 성장하고 성숙해진 거야. 어리고 설레고 불안했던 20대는 이제 그만 보내주자. 한층 더 깊은 마음으로 너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나, 표은지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넌 최고야.


올해도 많이 아프고 슬프고 그만큼 기쁘게 많이 웃고 사랑하고 즐기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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