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안나 04-1
룸메 언니랑 몽마르트르에 갔다. 가기 전에 몽마르트르 맛 집도 검색해보고, 일행이 있는 여행은 처음이라 설레었다.
‘Abbesess’ 역에 내렸는데, 출구로 나가는 길이 정말 힘들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단의 향연. 나중에 언니 말로는 ‘90개의 계단이 있는 역’이라는 것을 책에서 읽은 것 같다고 했다. 내려서 언니의 지도에 의지한 채 몽마르트르를 걸었다.
처음에는 언덕 쪽으로 올라갔는데 풍차가 보이는 건물 앞에 다다르니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에 우리도 찍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은 물랑루즈에 나왔던 곳이고, 현재는 식당으로 운영 중이라고 한다. 걷다 보니 몽마르트르 공동묘지가 나왔는데, 입구를 못 찾아서 구경은 못 했다.
가는 길에 고흐의 집을 봤고(그냥 파란 대문 하나였다.) 사크레쾨르 사원 앞에서 사진 몇 장 찍고 밥집을 찾아갔다. 너무 덥고 배고파서 그냥 아무 데나 보이는 곳으로 갔다. 전채요리+본식이 17.90유로였다. 나는 전채로 양파수프를, 언니는 달팽이 요리를 시키고, 본식으로 나는 스테이크를, 언니는 오리요리를 시켰다. 음료를 물어봐서 미네랄워터를 달라고 했더니 4.50유로나 했다. 물 하나에 6천 원 꼴이라니. 언니와 나는 충격에 빠졌다.
나의 양파수프는 그냥 양파 맛이었고, 언니의 달팽이 요리는 생각보다 맛있었다. 전채요리를 다 먹고 본식을 기다리는데, 텀이 너무 길어서 더 배가 고픈 것 같았다. 드디어 나온 본식! 나의 스테이크는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이 정도 크기의 스테이크를 한국에서 먹으려면 적어도 4만 원 이상은 내야 할 텐데, 맛도 훌륭했다. 다만 처음에 스테이크 칼을 주지 않아서 고기를 억지로 자르느라 고생했다.
언니의 오리요리는 짰다. 게다가 다 먹고 나서 유리조각 같은 걸 발견해서 직원에게 말하니 미안하다며 음식을 다시 해주겠다고 했다. 이미 배불리 먹은 언니가 괜찮다고 하자, 직원이 그럼 오리요리는 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15유로, 14유로씩 음식 값을 나눠서 지불했다.
배불리 밥을 먹고, 다시 몽마르트르 언덕에 올랐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파리는 정말 평평했다. 내가 “에펠탑은 어디 있지? la tour eiffel?”이라고 하니 옆에 있던 할머니께서 오른편에 있는데 나무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고 알려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