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가치

임신 30주차

by 아르미





나도 나를 사랑하기까지 너무 힘들었는데,

아기는 건강하게 사랑해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배에 담아 보니 괜한 걱정이었다.


있는 그대로,

존재만으로도 귀하게 여기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미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아무 것도 되지 않아도 좋다.

그냥 잘 있어 주기만 했으면 좋겠다.

존재만으로도 이미 소중하다.

뱃속에 든 자식 사랑하는 게 제일 쉬운 일인 것 같다.


언젠가 세상 풍파에 힘들어할 때,

너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사람이라고,

많이 많이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나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30년 넘게 사느라 잊고 지냈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그런 존재였다고.

존재만으로도 이미 충분하고,

존재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사람이라고.

나에게도 많이 많이 말해주고 싶다.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치로운 것이었다.

나도 당신도.


더 바랄 게 없어.

부디 건강하게 만나자. 뇽뇽아.


_202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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