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깨면 간단하게 몸을 움직이고 물 한 잔으로 밤새 뻣뻣해진 목을 축인 후 곧바로 브런치에 들어온다.
어제도 그랬다. 그런데 브런치가 열리지 않았다. 일시적인 오류로 불러오지 못하니 기다리란다.
기다렸다. 안 된다. 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란 건지 슬슬 짜증이 난다.
혹시 하는 생각에 인터넷 연결 상태를 확인했다. 아무 이상이 없다.
휴대폰이 이상한가 싶어 랩탑을 열었다. 역시 얘도 걔를 못 불러온다.
그때 먼저 일어나 있던 남편이 한국 뉴스 좀 체크 업해 보란다, 카카오톡이 이상하다면서.
뉴스를 확인하고서야 알았다,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라는 것을.
갑자기 허탈해졌다. 인터넷을 확인해 본다 전화기를 이리저리 만져본다 하며 보낸 아침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브런치로 열 수 없는 일상이 이 빠진 그릇처럼 안타깝기도 하다. 맛있게 먹던 과자를 "그만!" 하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별안간 빼앗긴 것 같다.
곧 회복되겠지 마음을 가라앉히고 읽던 책을 뒤적이며 일상으로 돌아갔다.
마침 주말이라 그동안 바빠서 미뤄뒀던 드라마를 보기로 했다. '우리들의 블루스' 에피소드 여섯 개를 하루에 몰아보았다.
주변에서 놓치지 말고 꼭 보라던 드라마답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역대 최고로 돋보이는 드라마다. 이병헌 배우(동석)와 최영준 배우(호식)의 연기는 긴 시간 몰입하기에 충분했다.
드라마 보는 사이사이 브런치에 와봤지만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
배우들의 대사로 머릿속이 꽉 차고 눈이 침침해질 무렵엔 책으로 옮겨가곤 했다.
'이 세상 - 브런치 = 브런치 없는 내 일상'의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었다.
무언가 부재할 때 그 소중함이 더 느껴지나 보다. 지난 7개월 동안 내 생활에서 브런치가 차지했던 자리가 생각보다 크구나 새삼 깨달았다.
무엇보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이 읽고 싶었다. 브런치 없이 그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했다.
친구가 그립듯 브런치가 보고 싶었다.
지금 나에게 브런치가 없다면... 상상만 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마치 꿈처럼.
누구에게나 소중할 생활의 한 부분을 잠시나마 잃게 된 경위를 뉴스로 알기보다, 카카오로부터 알았더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웠을 것이다.
사고 이유와 복구 상황에 대해 이메일이라도 한 통 받았다면 기다리기가 덜 답답했을 텐데, 아쉽다.
서른 시간 넘게 헤어져 있던 브런치를 다시 만나 반갑다.
오늘 여기 있음이 더없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