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교환대 2
물때 낀 배수구를 아무리 닦아도 더러운 욕조에 붙어있던 물방울들이 흘러내려 결국 다시 지저분해지는 것처럼, 엠마를 잃은 후 그녀는 마음의 입구를 닦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날 엠마를 학교에 데려다줬더라면, 그까짓 밀린 집안일쯤 젖혀두고 엠마를 차에 태웠더라면,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엠마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나서 집으로 돌아왔더라면, 엠마는 지금 그녀 곁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옷에 대해 종알종알 평가를 하거나, 배를 깔고 누워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대며 책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날 아침 엠마는 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이른 시간 친구 차를 얻어 타고 학교로 향했다.
친구가 학교 앞 주차장에 주차하는 사이 엠마는 차에서 먼저 내려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22%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 후 미카 앞에 벌어진 일들 ⎯ 엠마의 장례, 끝없이 이어지던 재판, 그리고 이혼은 모두 생생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엠마의 죽음만은, 그녀가 더 이상 이 세상에 살아있지 않다는 것만은 미카에게 모호하기만 했다.
엠마가 세상을 떠난 후 남편은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워했다.
얼굴을 마주 대하는 것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그들에겐 점점 더 힘든 일이 돼 갔다. 차라리 서로를 탓하며 죽일 듯 싸우는 편이 나았을지 모른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꺾인 꽃이 빛을 잃어가듯 그들은 서서히 말라가고 있었다. 한 공간에서 쉬는 숨이 독이 되어 서로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깊고 어두운 심연으로 자신이 푹 꺼져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남편은 집을 떠났다. 그리고 둘은 합의이혼으로 스무 해의 결혼생활을 마감했다.
왜 서로에게 힘이 돼주지 못했을까. 둘 사이의 신뢰감이 이미 바닥나 있었음을 엠마를 잃으며 깨닫게 된 때문이라고, 미카는 혼자 묻고 혼자 대답했다.
함께 있던 공간에서 그가 사라지자, 그녀는 더 이상 그 공간이 그녀의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의 부재가 어색해서가 아니었다. 그녀를 거기 데려다 놓은 건 그녀 자신이 아니라 그였기 때문이다.
십 년을 살아 온 집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다.
그녀는 집을 팔고 자신이 일하는 학교 근처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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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이름, 지명, 사건은 허구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장소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