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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안나 May 10. 2020

「Mother」 - Grace Paley그레이스 페일리




      One day I was listening to the AM radio. I heard a song: "Oh, I Long to See My Mother in the Doorway." By God! I said, I understand that song. I have often longed to see my mother in the doorway. As a matter of fact, she did stand frequently in various doorways looking at me. She stood one day, just so, at the front door, the darkness of the hallway behind her. It was New Year's Day. She said sadly, If you come home at 4 a.m. when you're seventeen, what time will you come home when you're twenty? She asked this question without humor or meanness. She had begun her worried preparations for death. She would not be present, she thought, when I was twenty. So she wondered.

      Another time she stood in the doorway of my room. I had just issued a political manifesto attacking the family's position on the Soviet Union. She said, Go to sleep for godsakes, you damn fool, you and your Communist ideas. We saw them already, Papa and me, in 1905. We guessed it all.

      At the door of the kitchen she said, You never finish your lunch. You run around senselessly. What will become of you?

      Then she died.

      Naturally for the rest of my life I longed to see her, not only in doorways, in a great number of places—in the dining room with my aunts, at the window looking up and down the block, in the country garden among zinnias and marigolds, in the living room with my father.

      They sat in comfortable leather chairs. They were listening to Mozart. They looked at one another amazed. It seemed to them that they'd just come over on the boat. They'd just learned the first English words. It seemed to them that he had just proudly handed in a 100 percent correct exam to the American anatomy professor. It seemed as though shed just quit the shop for the kitchen.

      I wish I could see her in the doorway of the living room.

      She stood there a minute. Then she sat beside him. They owned an expensive record player. They were listening to Bach. She said to him, Talk to me a little. We don't talk so much anymore.

      I'm tired, he said. Can't you see? I saw maybe thirty people today. All sick, all talk talk talk talk. Listen to the music, he said. I believe you once had perfect pitch. I'm tired, he said.

      Then she died.


그레이스 페일리(1922-2007)-영국 태생으로, 시인이자 단편소설 작가이며 정치 활동가이다.


   'Mother'라는 주제는 태어남과 동시에 죽는 순간까지 가늠할 수 없는 의미를 지니게 되는 대상이며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다루어져 왔다. Grace Paley의 작품  “Mother”는 지금껏 접했던 단편소설 가운데 지극히 짧은 글이지만, 이름이 드러나지 않은 주인공(Grace Paley의 자전적인 글로 이해되기 쉽다)과 어머니의 인생이 남은 여백의 공간을 가득 채우며, 모녀의 깊은 사랑(화자의 성별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 의견은 여성에 가깝다)을 드러내 보인다.


  보편적인 모녀라는 관계성을 다룬, 산문시에 가까운 이 짧은 글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를 나는 Grace Paley의 언어를 조율하는 능력과 종이라는 한정되어 보이는 매개체를 한 폭의 화폭처럼 다룬 영리함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Grace Paley의 이야기와 문체에 한 번 빠져들면 이제 그것 없이는 못 견딜 것 같은 신비로운 중독성이 있다”라고 밝힌 적이 있으며, Grace Paley 본인이 생각하는 작가의 역할은 “to illuminate what is hidden”이라고 피력한 바 있다고 한다.


  이 A4용지 한 장의 글은 화자가 라디오를 통해 “Oh, I Long to See My Mother in the Doorway”라는 노랫말 가사를 들으며 늘 집의 문가에 서 있던 자신의 어머니, 딸의 성장을 지켜보며 때때로 근심 어린 걱정을 풀어내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시작된다. 나는 글을 읽어가며 화자의 삶 곳곳의 문들과 그녀의 어머니의 모습이 오버 랩 됨을 느낀다. 또한 모성이라는 이 거부할 수 없는 주제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나름의 어머니의 모습을 화자의 어머니 곁에 같이 세우게 된다. 이것은 미니멀리즘적 작품이 가지는 소재와 공간의 단순성에 글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들이 더해져 나타나는 중첩적 이미지 현상으로 해석된다.


  첫 단락에서 Grace Paley는 “She had begun her worried preparation for death”라는 문장을 통해 시한부 삶의 진한 아픔을 보편적 모성에 더한다.  "One day"로 시작된 이 글은 “Then she dead”라는 문장으로 첫 단락을 마무리하며 독자는 아린 감정의 파동을 경험하게 된다. Grace Paley는 한 문장에서 주는 깊은 울림으로 자신의 글들은 시작된다고 하였다. 이 글은 아마도 어느 날 그녀가 떠 올린 돌아가신 어머니, 또는 누군가의 어머니의 죽음에서 비롯된 “Then she dead”라는 이 문장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앞선 문장이 노랫말 가사인 “Oh, I Long to See My Mother in the Doorway”로 시작을 한다면 다음 단락은 남은 자신의 일생을 “I longed to see her, not only in doorways, in a great number of places”라며 집안 곳곳 배어있는 어머니의 흔적 그리고 화자의 애잔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그려낸다. 거실의 안락한 소파, 좋은 음향기, 모차르트 음악 그러나 아버지의 곁으로 다가가기 전 어머니의 머뭇거림, 집으로 돌아온 남편에게 대화를 요구하지만 거부당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붙박이 가구처럼 집안을 벗어나지 못한 채 세월에 빛바래지고 사그라진 생명력을 암시하며 “Then she dead”로 마무리된다.  


  음악을 들으며 회상된 어머니의 모습은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인류의 문화와 생활양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어머니라는 상징적 존재가 전하는 희생과 사랑은 어디에서나 같다. Grace Paley는 이 짧은 글에서 인류 보편적 정서를 담담하고도 차분하게 그러나 가슴 아리게 담아냈다. 또한 Grace Paley의 “Mother”는 산문에서 문장의 길이가 독자가 느끼는 감동과 늘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며 언어를 활자화시켜 전달하는 종이의 한계의 폭을 넓혔다는 데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3년 전인 2007년 Grace Paley의 죽음으로 인해 새로운 작품들을 더 이상 접할 수는 없지만 일상적인 단순한 언어를 자신만의 감성으로 재조합시켜 색체적·입체적으로 변형, 특별한 울림을 전하는 Grace Paley의 글들은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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