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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mood Jul 11. 2021

자극적이지 않아도 충분해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진 우리



남편과 생일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둘의 생일을 기념하여 스파호텔에서 1박을 했다.

자연경관이 끝내주는 숲 속에서의 스파였다.


며칠 전부터 뜨거운 물에 몸 좀 지지고 싶다며  

오빠도 나도 한껏 기대했다.

땀 좀 빼야지!


기대를 가득 안고 비를 맞으며 끝내주는 야외 스파로 들어갔다.

응?

40도까지가 최고온도였다.

처음엔 아뭐야 왜 이렇게 안 따뜻해.. 한국 열탕 정도 돼야 몸을 지지는 거 같은데 라고 투덜거렸다.

근데 좀 하고 나니 어느새 피로가 풀리는 느낌?

물에 오래 있어도 걸을 기운도 없이 축 늘어지는 게 아니라서 충분히 난 좋았다.

우리나라는 뜨거워서 참 좋지만 나오면 얼굴도 벌게지고 때 밀 힘도 없는 그 축 쳐지는 거 다 공감할듯하다.

근데 또 그래야지 몸이 풀리고 시원하다고 느낀다.

결론은 우리나라는 참 자극적인걸 좋아해!



경쟁이 없어 발전이 없고, 열심히 살 필요 없이 먹고사는 기본권은 충분히 보장되지만 그 이상의 것은 꿈도 못 꾸게 하는 곳.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이곳에서도 분명히 단점은 있지만 자극적인걸 좋아하고 성격이 급하며 중간을 잘 모르는 나에겐 좀 더 멋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 배울 점이 아주 많은 곳이다.


내가 아는 세상이 다가 아니란 걸 또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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