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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mood Jun 22. 2021

노브라를 넘어 누드에 익숙해지는 중

동물과 사람 사이




노브라.

아주 많은 여자들이 실천하고 있는 덴마크.


노브라에 아직 나도 적응 중이라 한 번씩 놀라고 민망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는데 직원분이 너무 적나라하게 티가 나서 눈을 급하게 돌린 적도 있다.


저층 집들은 밖에서 안이 훤히 다 보인다.

그 어느 집도 가리려고 애를 쓰지 않는다.

오히려 이 곳은 쳐다보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다.

집안을 쳐다보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

노브라를 쳐다보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

남을 쳐다보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



이런 문화 때문일까


집 앞 아파트 공원에는 남자들의 웃통 탈의는 물론 여자들도 상의 탈의 및 브라 실종 상태로 태닝 하는 모습이 아주 흔하다.

아파트 내 공원도 이런데 바다나 강 쪽으로 가면 많은 여자들이 상의를 전체 탈의하고 누워있다.

눈이 가면 안 되는데 여자인 나도 눈이 간다.

처음 봤을 때는 그 모습들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남자인 줄 알았다.


성적인 것을 야하게 생각하지 않는 문화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서 가능한 부분이다.

학교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나체로 서서 아이들이 여자의 몸을 야하고 성적인 것으로 느끼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도 보았다.  


이런 교육의 순기능도 있겠지만 내가 느낀 부작용도 나는 꽤 충격적이다.

여자들도 여성성을 어필하지 않지만, 몸짓, 태도와 제스처 등등 남자와 여자의 구분이 잘 안 가는 부분도 많다.

유럽 남자들을 비롯해 남자들이 하는 말을 빌리자면 여자로 느껴지지 않는다 라는 말이 맞는 거 같다.

이렇게 신체, 여성의 몸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배우다 보니 어느 지경까지 이르렀냐면

도시 한가운데, 붐비는 지하철역 또는 공원 아니 어디든 여자들이 엉덩이를 다 보이고 볼일을 본다.

공공장소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한다.

남자들이 노상 방뇨하는 것과 다를  없지만 남자와는 달리 신체가  보이는데 너무나 당당하게 하는 모습에 너무 당황스러웠다.

쳐다보는 사람들이 이상한 거야.라는 논리로 하는 행동이라지만 이해가 되질 않는다.

공공장소에서의 이런 목격담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사실에 더더욱 충격이다.



사람과 동물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그 차이는 나만의 기준일 수도 있지만,  이 곳에서의 남녀평등, 신체 자유 등과 같은 목소리는

나에게 동물과 사람 사이 그 어딘가로 느껴진다.


참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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