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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mood Aug 17. 2021

남은 생각보다 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눈치 줄이기



과거에 한창 이태원에 빠져 살 때, 이태원 펍이나 바에서 한 번쯤 일해보고 싶었다. 진지하게 구인공고도 뒤져봤는데 그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멀쩡한 회사, 직장 두고 그런 걸 왜 하냐며. 하나같이 한심하게 보는 눈치였다.

나도 그런 눈치에 눌려 도전해보지 못했었다.


나는 현재 인테리어 포스터 회사를 비롯해 덴마크 유명 양조장에서도 일하며 한 번쯤 하고 싶었던 일들을 남들 눈치 안 보고 하며 살고 있다.

덴마크 제품도 한국에 수입 판매중이고,

유투버로서 영상도 만들고,

브런치 글도 간간히 쓰고,

한국에서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지만 피로도는 비슷한 거 같다.


즐거운 일들만 있을 거 같은 덴마크 사회생활이지만, 최근 느낀 점 들이 있다.

난 한국물 빼려면 멀은 것 같다..

내가 한국에서 일할 때만 해도,

내 일을 끝내도 상사가 아직 퇴근 안 하면 눈치보이잖음?

먼저 가라고 해도 조금  눈치를 보고 있다가거나,

적어도 가기 전에  그럼 먼저 가보겠다고 눈도장을 찍고 주로 퇴근했다 보니,

덴마크에서도 습관처럼 매니저를 굳이 찾아가서 “어,, 나 다했는데 이제 가려고”라고 했더니

그걸 왜 말하냐는 눈빛으로, 퇴근하라니까?

나에게 말할 필요 없고 일 다했으면 유 캔 고!  … 머쓱




또 다른 건,

 시작한   달도 안됐는데 휴가를 1주일 쓰는  한국에서는 상상불가잖음?

전날 밤새우면서 고민 엄청하고 벌벌 떨며 말했는데, 이유도  묻고 바로 오케이! 하고 끝났다.



이곳 유럽 친구들은 대표가 와있던 매니저가 와있던 창업자가 와있던 그들의 행동은 변하지 않는다. 짝다리 짚고 고객 응대하는 친구들은 그대로 짝다리 짚고 있고, 담배 피우는 친구들은 항상  시간에 담배를 피우러 나가고, 누가 쉬고 싶을   집처럼 정말 편하게 쉰다.

나만, 그중 나만 변한다. 그들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바빠 보이게 일하는 척을 한다던가.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던가, 쉬라고 해도 눈치 보며 숨어서 쉰다던가 등등..


아무도 관심 없고, 뭐라고 하지도 않은데 혼자 눈치 보면서 안절부절..

스스로 스트레스받는 게 너무 싫다.

나는 한국 사회생활에 최적화된 마인드라..

통제적이고 지시받는 게 익숙하며, 사장, 팀장, 팀의 그늘 아래 눈치 보며 묻어가기가 어느 정도 가능했던 과거의 한국 회사생활과 비교하면

이곳은 매우 자율적이지만 대신 모든 책임은 내가 지는, 좋은 것 같은데 또 부담스러운 이런 다른 문화에 현타가 자주 온다


이곳에서는 오히려 눈치 때문에 나 스스로 괴롭다

남은 어차피 나에게 관심이 없으니 나도 이제는 눈치를 버리고 나만 생각하며 일하고 싶다

적응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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