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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Jul 19. 2020

무더위에도 씩씩해야 해

젊음이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

요즘 우리 사무실에는 다이어트하는 두 사람이 있다.


오랜 시간 같이 일을 했던 후배님들이라서 그들이 매년 이런 식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을 본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특히 한 사람은 30대인데도 고혈압 약과 두통약을 잔뜩 들고 다닌다. 그 두 사람은 점심시간에는 손을 꼭 잡고 회의실로 들어가서 도시락을 싸 온 것을 챙겨서 먹고 산책을 다닌다.


두 사람이 식단 조절을 하니 확실히 실종됐던 턱선이 보이고 배가 조금씩 들어가는 게 눈에 보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들은 목표한 체중을 달성하면 금방 다시 원래대로 먹기 시작한다.


쉴 새 없이 먹는다.

집중력이 부족해서 멀티태스킹을 못하는 나는 그들이 사무실에서 계란 까먹는 소리나 왔다 갔다 하면서 과자 먹는 소리에도 살짝 예민해진다. 차라리 정해진 시간 안에만 먹으면 될 텐데 왜 저럴까 궁금하다. 게다가 그들 나름의 먹는 시간이 있어서인지 점심 식사 이후에 양치질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못 봤다. 가끔씩 가글은 하더라.


그래도 옆에서 다이어트를 한다고 식단 관리를 하고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니 나도 살짝 자극이 오긴 하다. 나는 내가 살이 찐 것을 확인할 때 치골 위를 만져본다.

치골 위가 평소보다 두툼하면 급반성에 들어가고 군것질을 줄이려고 한다.

요즘 한참 또 레트로 과자에 빠져서 고래밥, 쌀로별, 닭다리 과자 그리고 맛동산을 매일 챙겨 먹는다. 잠시 놓았던 정신줄을 다시 붙들어 매고 8월 5일까지 치골 윗부분이 다시 매끈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요즘 밀가루를 많이 먹어서인지 피로함도 더한 것 같다.

어젠 결국 피로함을 견디지 못하고 또 2시간을 넘게 엄마 침대에서 잤다. (낮잠은 다른 사람의 넓은 침대에서 자야 더 맛있더라) 가끔은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엉뚱한 생각도 든다.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게 월급을 받고 일을 하는데 내가 피곤한 날이라고 빠지거나 힘들어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아하지 않겠지? 그러니 아무렇지도 않은 척 씩씩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매달 한다. 그러다 보니 내 또래 남자들만큼 운동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도 좋은 인상으로 다가갈 수 있게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새로운 학원에서 필라테스를 한 지 벌써 20회가 됐다.

아직도 선생님과의 스킨십이 익숙하지는 않지만 집중력 있게 부상도 없이 잘 배우고 있다. 선생님은 항상 수업 전에 수업 내용을 정리해서 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부분이다) 이번에는 어디서 동영상을 하나 보시고 나보고 촬영을 해보자고 하셨다. 지금까지 가르치는 학생들 중에 딱 한 명만 성공을 했는데 내가 될지 안 될지 궁금하다고 하셨다.

 

전혀 어렵지 않은 동작이다. 항상 느끼지만 이런 거 할 시간에 플랭크 하는 게 복근에 훨씬 도움이 될 듯하다

퇴근 후에 주 2회에서 3회 정도 하는 운동이 꽤나 재밌다. 운동을 하면서 생각도 많이 비우고, 찌뿌둥한 몸도 쭉쭉 늘릴 수 있어서 좋다.


머리와 몸이 굳기 전에 배울 수 있는 것 많이 배우고 예쁜 연애도 많이 해봐야 해서 마음이 급한데 자꾸 피로해서 어쩔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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