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 10권 자기만의 방
윙?????
이 책에서는 여성에게도 이제 막 투표권이 생기던 그 시대에 사회적 약자로서 제대로 된 권리를 누리지 못했던 작가를 포함한 여성들의 인권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런데 약자라는 의미는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인 것 같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한 때 의대를 다니고 있던 한 아들을 가지고 있었던 아버지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겉으로 보기엔 그랬다. 하지만 만약 그 아버지가 맞서야 하는 사람이 본인과 동등하지 않다면 상황은 어떻게 될까?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남겨진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잠들어 누워 있었지요.
호텔 문조차 보이지 않는 손으로 열리는 듯 보였지요.
침실로 향하는 나를 위해 불을 밝혀 주고자 깨어 있는 이도 없었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이었던 거죠.
<자기만의 방>
사회 문제나 남 일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나조차도 요즘 1달 넘게 풀리지 않는 여러 가지 의혹에 있어서 조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이건 나뿐만이 아니다.
국민의 분노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는 왜 이 사건에 화가 나 있는 것일까?
보통 이런 대중적인 분위기를 분석할 때면, 항상 거기에 뜨거운 기운이 존재했다. 이 열기는 다양한 형상을 취하곤 했다. 풍자로 드러나기도 하고, 때로는 어떤 감정으로 호기심으로, 비난으로 모습을 드러내곤 했다. 그러나 또 다른 기운인 '분노'도 있다. 분노는 지하로 들어가 다른 온갖 종류의 감정과 한데 섞이곤 했다 <자기만의 방>
분노의 모습은 다양하다.
한 번에 폭발할 수도 있지만 위장한 채 숨어 있는 복잡한 분노는 더 무섭다. 그래서 이런 폭발력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 상대방이 대중인 척 오히려 위장을 하기도 한다.
이번 주에 몇 차례의 공식적인 입장문을 보고 듣다 보니 속 시원하게 답이 풀리기는커녕 의문점이 더 많이 생겼다. 급하게 짜깁기를 하느라 중요한 사건의 시간에 몇 차례나 오타를 내고, 핵심 증거인 CCTV에도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이 사건 말고도 현재 밀려있고, 빨리 해결해야 할 사건들이 너무도 많을 수도 있다. 누군가가 '하나의 사건 때문에 다른 사건들은 주구장창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이냐?'라고 나에게 물어본다면 나는 그것은 일을 맡은 자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일의 성격은 굉장히 다르지만 나 역시도 다른 사람의 열 손가락을 더 빌려와야 할 정도의 많은 국가들과 매일 일을 하고 있다. 어느 한 국가가 더 중요하다고 특정 거래처의 일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 작은 일이라도 소홀히 했다가 추후에 수습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소비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회사에 금전적인 손실까지 끼칠 수 있다. 이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전문직 그리고 비정규직에 종사하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인의 업무를 할 때 일의 경중을 가리지 않는다. 이번 사건의 경우, 당연히 그 분야에서 가장 뛰어나신 분들이 사건 해결에 힘을 쏟고 계시겠지만 이런 사건과 관련하여 1도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이 보기에도 답답한 점들이 너무나도 많다.
권력과 돈과 영향력이 다 그의 것이었습니다. 그는 신문사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그 신문사의 편집장이자 부편집장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외무장관이고, 크리켓 선수였습니다. 경주마와 요트도 가지고 있었지요. 그는 주주들에게 200퍼센트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회사의 사장이었습니다. 그는 자선단체의 자신이 운영하는 대학교에 수백만 파운드의 기금을 남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여배우를 추락시킨 자였으며, 고기 칼에 붙어 있던 머리카락이 사람의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자였습니다. 살인자를 석방할지 유죄를 선고할지, 교수형에 처할지, 풀어줄지를 결정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좌지우지 못하는 것은 안개밖에 없는 듯했습니다. <자기만의 방>
다소 답답한 변명 같아 보이는 입장문을 시간 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은 어리석어 보인다. 이제는 나도 '이렇게 책상 앞에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는 게 맞는 건가'라는 죄책감마저 든다. 시간이 좀 더 걸리는 한이 있어도 무엇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분명히 확인을 하고 넘어가야 한다.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