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간방 박씨 Jan 24. 2020

무엇이 그녀를 숨게 만들었을까

살아가는 이야기

몇 년 만에 함께 회사에 다녔던 언니한테서 카톡이 왔다. 지금의 내 나이에 결혼을 해서 아들 둘을 낳은 언니는 이제 마흔이 됐고,  나는 반가운 마음에 이래저래 어떻게 지내 왔는지 안부를 물었다.


가끔 사람들은 다른 이의 불행을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한다.


내가 아직 회사를 다니고 있고, 서울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하자 "돈 많이 모았겠다. 부유하다"라는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카톡이 오질 않았다.

언제 얼굴 보자는 말에 이틀 만에 대답을 하던 그 언니는 5년 전 논현동으로 이직한 그 회사를 단축근무로 다니고 있고, 부천의 어느 언덕이 보이는 아파트에서 아이들과 지내고 있다고 했다.

애 둘 낳고 외모가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했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외모는 달라졌을지언정 여전히 남과 비교하는 버릇을 가지고 본인을 스스로 불행하게 여기는 것은 나이 마흔이 돼서도 그대로구나 싶었다.


사람 사는 인생은 제각각 다르다. 누군가 상향곡선일 때 누군가는 하향곡선일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최정점을 찍고,  또 다른 이는 최하점을 찍고 있을 수도 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느냐에 그 사람의 외모와 걸음걸이 그리고 말투가 결정된다. 가장 소중한 보물 두 개를 안고 산다고 얘기하면서 뭐가 그리 소심해지고 세상 뒤로 숨게 만들었을까? 누구보다 당당했던 그 언니를...

매거진의 이전글 가끔 꿈에서 과거를 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