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부모의 마음
책장을 넘긴다
복잡한 미술사와 작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책을 덮는다
붓으로 색을 덮는다
그림자를 그림자로 덮는다
그런 저녁이 지나가는 동안에
풀벌레 우는 소리
매미 우는 소리
들려오는 동안에
가만히 앉아 그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사람들에게 내가 주고 싶던 것이 떠오른다
전시회장을 도는 사람들에게
관람객의 마음을 건네주고 싶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붓을 들고 펜을 들고
그리고 적는다
내가 만든 책의 책장이
바람에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