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도에 입학한 학교를
24년 여름, 떠나게 되었다.
그냥 그렇게 졸업을 해버렸다.
아무 직업도 직장도 없이.
장장 6년이다.
이렇게까지 학교에 오래 붙어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1학년때 술자리에서 오랫동안 학교를 떠나고 있지 못하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전설처럼 듣곤했는데
그게 사실은 나였다니.
졸업하는 날은 마음이 참 요란스러웠다.
여러 감정이 뒤섞여 정의내릴 수 없는 무언가였다.
남들 다 하는 졸업,
뭐가 특별한가 싶었지만,
남들도 겪는 일이라는 사실이
나에게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졸업을 했지만 바뀌는 것은 없다.
내일도 어제처럼 카페로, 도서관으로 출근해
자기소개서를 쓰고 자격증 시험을 공부할 것이다.
어제와 같은,
여유롭고 지루한 나날들의 반복일 뿐이다.
다만, 이제는 학생 출입증이 아닌 외부인 출입증을 사용해야 한다.
뭐하는 사람이냐는 물음에 학생이라고 답할 수 없다.
그 사실이 나를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