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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Jul 09. 2018

지구만큼 큰

그때 너를 생각한다는 건


 지구가 흔들리는 것처럼

두렵고 매혹적인 일이었다.

아무리 봐도 너는 지구만큼 크지 않은데,

그랬다.


문득 알게 된다.


앵앵거리는 모기를 잡으려고

불을 켰지만,

눈에 불을 켰지만 보이지 않았다.


눈을 감고 눕자 코앞에 바위만한 모기의 얼굴이 보였다.


마음의 눈으로 보는 세계가 그렇다.

눈물의 볼록렌즈와 두려움의 광각렌즈, 그리움의 망원렌즈가

멀리 있는 너와

보이지 않는 모기를 붙잡아 데려다준다.


 어제는

헤어지는 너의 뒷모습,

보고 알았지.

지구만한 네가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지구라는 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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