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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Jun 24. 2016

백만송이 장미

미워하는 마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백만송이 장미가 핀다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나라로 갈 수 있다고.

그녀가 부른다.


그녀는

우주의 비밀을 알고있는 샤먼 같다.



나는 아직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승에서 주어진 사랑을

아낌없이 하고 나면

그 나라로 갈 수 있다는

그 이야기는

참으로 아프게 들린다.


서정주의 질마재 신화 속

새색시.

그녀는 첫날밤의 녹의홍상을 그대로 입고

신랑을 기다리다 먼지가 되었다.

사랑하는 페르귄트를 기다리는 솔베이지.

그녀는 아름다운 젊음이 바래

백발이 될 때까지 사랑하는 남자를

기다렸다.


사랑은 언제나

기다림 안에서

인간을 정화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

모든 것은 먼지가 된다.

기다리는 여인의 머리는 백발이 된다.



이곳이 아닌, 저 별나라로 가면,

내 사랑이

붉고 탐스러운 장미로 피어있을 거라고.

아름다움은

이곳이 아닌 저 먼곳에서

따로 피어나고 있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않는다.


지금 이곳에서

너와 나의 가슴 안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날 때까지.

가만히 흙을 매만지고

흙이 얼마나 말라있는지 보면서

물을 주는 사랑이

그런 사랑이 꽃을 피워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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