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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Aug 04. 2016

기록

젊음은 젊음을 알지 못한다.

다만 늙음으로서 알게 된다.

날 때부터 가진 것들이 하나씩 떨어져 나갈 때

비로소 그것이 젊음이었음을 알게 된다.


사랑을 당연하게 받은 자는

사랑 없음, 그 결핍을 알 길이 없다.

 

세상에서 가장 부끄러운  말은

실은 내가 사랑받지 못했어라는 고백이다.

그리하여 그는 말 대신

화를 내기로 한다.

의심을 하고, 까탈스럽게 굴고,

정리정돈을 하고, 뒷조사를 한다.

비위를 맞추면서 뒤로는 이간질을 도모한다.

거짓말을 하고,

나를 버릴 수는 없다고 협박을 한다.


우리가 타인으로부터

영원토록 자유롭지 못한 이유는

당연히 사랑받아야 사랑을

뼈의 느낌으로,  살의 기억으로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지식이 있다면,

몸으로 아는 그것.


어쩌면 그걸 아는데

20년이 걸렸다.

생각보다 짧았다.

아니 알 수 없었던 그 시간은

영원과도 같았다.

그리고

영원히 알지 못하고 죽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가 총명하었거나,

남다른 노력을 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한 줄기의 빛,

그것은 늘상 그렇게 온다.

하늘에서 우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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