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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Oct 02. 2016

순간

불편하지 않았던 일상이

불편해졌다.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나오고

쳇바퀴 돌리던 다람쥐가

쳇바퀴에서 내려왔다.

진리에 접속한 수도승과

예수를 만난 사마리아 여인.


가장 기쁜 순간은

인생을 불편한 길로 이끈다.


일상이, 네 형제가, 네 부모가, 네 자식이

제도가, 시선이

얼마나 견고한 것인지

박해 속에서 알게 되리니


다람쥐는 겁을 먹고 쳇바퀴에 올라타고

개구리는 서늘한 우물을 그리워하게 된다.


정언 명령으로 세상은

요기까지가 네 자리라고

말해준다.

목줄은 여러가지다.

우물 밖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자유는 본질적으로

목숨을 담보로 한 것.

이불 밖이 위험한 건

괴물 때문이 아니다.


우물을 뒤돌아 보지 않고

먼지 날리는 길로

개구리가 폴짝 뛰기 시작했다.


거미가 제 집을 내려와 다른 나무로 건너가기로 했다. 한참 동안 나무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람쥐는 발끝만 힘을 줘도

돌아가던 쳇바퀴가 아닌

울퉁불퉁한 땅을 딛고

맹금을 피해 제 몸을 숨기기에

바쁠수도 있다.


그러나

발끝의 물집이 단단해질 쯤

도움닫기를 제대로 해보리라.

자유의 순간은


영혼을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으니.

세상은 사랑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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