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공간성, 과연?
대한민국,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학제를 편성하고, 그중 일부를 의무교육으로 규정지어 국민의 권리임과 동시에 의무임을 규정짓고 있다. 의무교육으로 편성된 교육과정을 수료하지 않았을 때는 벌금이 부과되고, 국가에서 일정 수준까지의 교육을 국민에게 강제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대한민국의 현행 교육정책 상 초등교육 6년, 중등교육 3년을 의무교육으로 규정짓고 이를 수료하여야만 한다. (혹은 검정고시를 응시하여서 수료하거나) 사회에서 이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시선이 따르지는 않는 것 같다.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학교는, '아이들이 태어나서 이후 사회에서 살아나가기 위한 기초 기관'으로서의 인식이 분명하게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학교'라는 공간은, 법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학생에게 있어서 그리 자율권이 보장되는 공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다닌다'와 '다니지 않는다'의 측면에서는 그러하다. 학생에게 있어서 또한 인식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니는 것이 힘들어도, 다니기 싫어도, 가는 것이 당연한 공간으로서. 다니는 것이 언젠가는 도움이 될 거라는 그런 막연한 생각들이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학교는 그렇다면 언제부터 인류의 교육기관으로 자리해 왔을까?
과거 학교는 어떤 공간이었으며, 그 안에서 학생은 어떤 존재였을까?
교육기관은 비록 현대와는 달랐지만, 고대시기부터 존재해 왔다.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에서는 여가를 위한 교육기관이나 학문적 목적으로 세워진 플라톤의 아카데미,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고구려의 태학, 신라의 국학, 고려시대 국자감, 향교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기관은 현대와는 분명히 다른 지점들이 존재하였으나,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곳임은 분명하다. 고중세시기 교육기관은 사회 상류층을 위한 공간이었으며, 법적 신분 자체가 높은 귀족 층이거나, 적어도 금전적 여유가 있는 사회 상류층이었다. 학생의 사회적 지위 또한 이에 준하여 위치하는 경우가 다수인, 부모님의 사회적 지위를 반영한 결과였던 것. 이는 당시 ‘교육’이 당시 사회의 특권으로서 특권층만 향유할 수 있었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었다.
오늘날과 같이 학제가 편성되어 보다 체계적으로 설립된 것은 근대 이후 시기부터였다. ‘교육령’와 같은 보다 체계적인 교육의 편제는 사실 인류애적인 요소로서 생겨난 것은 아니었기에. 국가주의적 특성이 19세기 들어 강화되게 되자, 서양의 각국은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경쟁이 가열되게 되었고, 이에 학교를 설립하여 인재를 양성하여 부국강병을 이룩하는 것에 주된 초점을 둔, 여러 상황적 맥락에 바탕한 것이었다.
제국주의 시기 서양 각국은 대부분 공교육 기관을 갖추게 되었고, 이 기관을 통해 인재 양성과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려 하였다. 국가는 이러한 공교육 기관을 늘려나가 더 많은 인재를 양성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보다 보편적 학제를 마련하기에 이른 것. 국가는 국가에 맞는, 적합하고 유능한 인재를 공교육을 통해 길러내고자 하는 목표를 지녀야 하였던 것이었다.
즉, 근대 당시 학교는 ‘국부’, ‘국익’을 위함인 뚜렷한 목적성을 지녔던 것이었다.
생겨난 배경은 다르지만, 근대학교가 도입된 목적성 자체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 최초의 근대적 학교는 원산학사였다. 1880년 4월 개항과 동시에 일본인 거류지가 만들어지고, 일본 상인들의 상업활동이 시작되었다. 덕원·원산의 지방민들은 일본 상인의 침투에 대한 대응책을 세워야 할 것을 절감하게 되었고, 이에 그들은 새로운 세대에게 신지식을 교육하여 인재를 양성하여 외국의 도전에 근본적으로 대응하고자 하였다는 것이다.
어쩌면 제 글을 읽는 어떤 분들께서는 불쾌감을 표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어쩌면 2024년인 지금 이 시기를 바라보았을 때, 학교는 분명 사회에서 살아나가기 위해 팔요한 공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학교라는 공간 내에 인격적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이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학교의 맥락을 찾아보려는 시도 또한 학교라는 그 공간성을 2024년에 맞추어 정의해보는 것을 시도해보려 합니다. 이 시도는 뒷 글에서 이어서 말씀드리려 하니, 앞으로드 부디 잘 읽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