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가는 연애와 오래 지속되는 영어실력의 비결은 다르지 않다.
연인들이 하는 대화 중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뭘까? 사랑해, 좋아해........라고 생각한다면, 내 글을 읽지 않고 백스페이스 키를 눌러 이 페이지를 나가도 충분히 이해할 거 같다. 지금 한창 연애의 달콤함에 취해있는 사람에게 나의 어떤 말도 중요치 않을 테니깐.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아마도 "이번 주에 뭐하지?, 뭐하고 놀지?" 일거 같다.
이번 주엔 영화 보고 밥 먹고 카페 가고, 다음 주엔 밥 먹고 전시회 보고 카페 가고, 그다음 주에 공연 보고 카페 가고 밥 먹고.. 이런 다른데 비슷한 패턴의 굴레에 빠져 항상 새로운 게 없을까라고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결론은 나의 생활의 루틴을 연인과 같이하면서 이런 무한 굴레에서 벗어난 거 같다.
나는 운동은 평생 해야 하는 생활의 일부여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연인과 운동을 같이 배우고, 카페에서 연인과의 대화도 나누지만, 각자 집에서 갖고 온 책을 읽고 자기 계발을 하면서, 원래 내가 혼자 하던 활동이었지만 이것을 연이고 같이하면서 나의 루틴에 연인이 들어왔다. 그러면서 매일 운동하고 밥 먹고 카페 가는 것은 유사했지만 그 단순한 패턴 속에서 훨씬 더 다양한 변주를 느꼈다. 테니스라는 새로운 운동을 익힐 수 있었고, 나의 연인이 얼마나 공을 못 다루는 지를 알고 놀랬고, 내기 경기도 하면서 데이트의 다이내믹함을 더 느꼈다.
연애 이야기를 너무 오래 했나 싶지만, 영어학습도 마찬가지다. 영어가 내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더 재미있게 꾸준히 지속 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다.
출근 전 1시간, 퇴근 후 1시간. 이렇게 시간을 정해놓고 평생 영어공부를 할 수 있을까? 평생 약 10년간 일을 한다고 가정하면 10년 간 시간을 정해서 이 스케줄을 유지해야 한다면 그건 고문 그 자체다. (물론 초보의 경우 어느 정도 시간을 정해 집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생활의 일부로 영어를 받아들여야 영어를 꾸준히 할 수 있다. 내가 내 생활에서 하는 활동들을 영어로 하는 것이다.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영어자막으로 영화를 보든, 또는 자막 없이 영어를 그대로 들으면 된다. 홈트 하는 것을 즐긴다면 외국 트레이너가 영어로 알려주는 콘텐츠를 볼 수 도 있다. 또 비즈니스나 경제에 대한 이야기에 호기심이 많다면 유튜브로 외국 방송국 채널을 구독하여 세계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내가 한글로 즐겼던 활동들의 일부를 영어로 즐기면서 나의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책상 앞에 영어공부를 오래 하지 않아도 영어 감각을 계속 지니고 있게 될 것이고, 영어를 잊어버리거나 내 입에서 영어가 어색하게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물론 초보의 경우 책상 앞에서 집중해서 공부하는 시간과 같이 병행해야 도움이 될 것이다. 연애도 그렇듯 말이다. 연애도 처음에는 취미가 무엇인지, 연애 유형은 어떤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그 사람에 대해 집중할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내 연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연인이 '아' 하면 '어' 할 수 있는 관계가 되면서 삶의 일부가 되듯, 영어도 초보의 과정이 지나면 내가 하는 활동의 일부가 되어 내 삶이 되어야 한다. 본인은 아직 이럴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등학교 때 영포자가 아니었다면, 토익 공부를 취업을 위해서라도 몇 개월간 해서 취업을 했다면, 지금부터 내 삶으로 영어를 받아들이기 시작하자.
오늘부터 외국 유튜브 채널부터 한글 자막 없이 또는 영어자막으로 들어보는 건 어떨까.